[BOJ 새시대] 경제학자 출신 총재 '깜짝' 발탁…산적한 당면 과제
  • 일시 : 2023-02-14 11:07:56
  • [BOJ 새시대] 경제학자 출신 총재 '깜짝' 발탁…산적한 당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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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전 일본은행 정책심의위원을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로 깜짝 발탁했습니다. 2013년부터 역대 최장으로 일본은행을 이끌어온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물러나게 되면서 일본은행도 변화의 기회를 맞게 됐습니다. 인포맥스는 우에다 총재에 대한 평가와 직면한 과제, 향후 정책 방향, 시장에 끼칠 영향 등을 세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기용하기로 하면서 지난 10년간 지속된 '구로다 BOJ'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역사적으로 일본은행 총재는 중앙은행 내부 인사나 재무성 관료가 번갈아 가며 맡아왔지만 기시다 총리는 그 전통을 깨고 전후 처음으로 경제학자를 차기 총재로 선택했다.

    일본의 물가 상승세가 점점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차기 총재로 지목된 우에다는 장기간 지속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 전후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국제성과 전문성 겸비"

    우에다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로 일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맡아 제로금리 정책과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도입 작업에 관여했다. 지난 2000년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는 제로금리 해제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당초 차기 일본은행 총재는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완화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 일본은행이 실시한 모든 실험적인 정책의 도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우에다가 차기 총재로 지명된 것은 강력한 후보였던 아마미야가 총재직을 고사한 것도 한 이유였지만 기시다 총리가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네트워크, 시장 관계자와의 대화 능력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성과 전문성을 가지지 않으면 중앙은행 총재를 맡을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 우에다 기용에 큰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초완화 정책이 기로에 선 상황에서 정치를 초월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도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14일 국회에 차기 총재 인사안을 제출한다. 이후 중·참의원 운영위원 이사회가 청문회를 실시하고 인사안을 의결하면 내각이 정식으로 임명하게 된다. 일본은행 총재의 임기는 5년이며 4월부터 새 임기가 시작된다.



    ◇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인물"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새 일본은행 총재가 과연 비둘기파인지, 아니면 매파인지 여부다.

    비둘기파로 여겨지던 아마미야 대신 우에다가 기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엔화 가치는 급격히 상승했지만 총재 지명 소식이 나온 이후 우에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물가상승률이 4%에 달하고 있지만 향후 물가 전망을 근거할 때 금융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이후 엔화는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일부에서는 우에다가 생각만큼 매파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우에다를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그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미즈호증권의 기쿠치 마사토시 전략가는 우에다가 대규모 통화팽창을 선호하는 리플레이션 학파에 속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기쿠치 전략가는 "우에다는 정치적으로 매우 균형 잡힌 사람"이라며 "양적·질적 완화 정책의 종료는 아마미야가 선택됐을 때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우에다 전속 스태프로 일했던 이노우에 데쓰야 노무라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우에다에 대해 "리플레이션파, 구조개혁파 등 어떤 '~파'라는 것이 들어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노우에 연구원은 우에다가 중립적이며, 상대방의 의견을 제대로 들은 후 현실에 입각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 초완화 부작용 어떻게 해결할까…관심 집중

    우에다는 글로벌 중앙은행과의 정책 차별화에 따른 엔화 가치 급락, 대규모 채권 매입에 따른 일본 금융시장 왜곡이라는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작년 150엔대를 넘었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130엔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이는 연방준비제도 긴축 속도 둔화라는 외부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엔화가 다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소지는 남아있다.

    수익률제어곡선(YCC) 정책을 고수한 탓에 채권금리를 낮추기 위한 비정상적인 대규모 채권 매입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정책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는 해외 투기세력들은 일본 국채를 대거 매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은행이 다시 채권을 사야 하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

    우에다는 이처럼 복잡한 상황을 매끄럽게 풀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관계자들은 우에다가 정책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를 점진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우에 연구원은 우에다가 지난 2008년 일본은행의 제로금리 해제에 반대표를 던진 것 등을 고려할 때 총재 기용 보도가 나온 이후 시장이 즉각 금융완화 수정을 기대한 것이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시와는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조건이 갖춰지면 정상화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상화를 진행할 때도 우에다는 단번에 모든 것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 부총재로 히미노 료조 전 금융청 장관과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이사를 지명했다.

    이 가운데 우치다 이사는 금융정책을 설계하는 기획국에서의 경력이 길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수익률곡선제어 정책 도입 실무에 관여해 차기 일본은행 총재감이라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글로벌 은행 커뮤니티에서 인맥도 두터워 우에다가 통화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우치다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수뇌부의 변화가 향후 일본은행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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