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점 깨려는 당국에 비판 목소리…"IMF는 오버뱅킹이 원인"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은행 과점 체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수십 년간의 구조조정을 거쳐 만들어진 현재의 은행 과점체제는 그 나름의 이유와 장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은행의 과잉은 부실 대출 등 '오버뱅킹'을 일으켜 지난 IMF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책 당국은 스몰라이선스와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 인터넷전문은행·지방은행·시중은행 추가 인가 등 은행의 과점을 깨뜨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점 체제를 유지하는 대형 시중은행들이 금리 상승기 예대마진을 이용해 과도한 이윤을 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5조8천506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자로 벌어들인 돈은 39조6천억 원에 이른다.
다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은행의 과점체제를 깨려는 정부의 입장이 수십 년 동안의 구조조정 성과를 부인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인 부실 은행들의 정리를 요구했고, 우리나라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다.
이에 따라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이 탄생했고, 제일은행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에 매각됐다.
1999년에는 조흥은행과 강원은행, 충북은행이 3자 합병을 했다. 조흥은행은 수년 뒤 다시 신한은행에 매각됐다.
현재의 과점체제는 2000년대 들어서 윤곽이 잡혔다. 2001년에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이 있었고, 2002년에는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했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IMF 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금융 자유화에 따른 금융기관의 난립과 경쟁이었다"며 "당시에는 다들 은행 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고 실제로도 30여 개에 달하던 은행 숫자가 크게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은행 수는 적지만 은행의 역할을 하는 단위 농협이나 상호저축은행 등 다른 비은행금융기관들도 많다'며 "어느 정도는 경쟁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대형 은행을 지칭하는 '대마불사'의 현실적인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이 모여 설립한 금융안정위원회(FSB)는 글로벌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G-SIB)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G-SIB 선정은 대마불사 은행이 가져가는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이들 은행이 글로벌 금융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 G-SIB에는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등 미국계 대형 은행과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등 유럽계 은행들이 주류를 이뤘다.
미쯔비시UFJ. 미즈호FG 등 일본계와 공상은행 등 중국계 은행들도 명단에 있었지만 우리나라 은행은 한 군데도 없었다.
당국의 모순적인 태도도 논란이다. 작년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시 은행이 수신 금리를 높이면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비은행권의 유동성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기는 했다.
다만 작년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요청은 예대금리차가 크다며 은행권에 칼날을 겨누고 있는 당국의 현재 입장과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예대마진을 축소하려면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작년에는 이를 막았다"며 "당국이 은행의 수익이 과다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결국 대출금리를 인하하라는 의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비은행권에 대한 스몰라이선스 발급은 여러 경로를 거쳐 금융시장의 위험 신호 중 하나인 신용스프레드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의 저원가성 수신이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면 은행이 예금대신 은행채 발행을 늘려 대출에 대응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스프레드는 크레디트 채권과 국고채의 금리 차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저원가성 수신이 줄어든 은행들이 시장성 발행을 확대한다면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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