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급 강했다…대형증권사 채권운용전략 '숏커버' 선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한상민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로 증권사 채권운용본부 전략이 '롱(매수)' 또는 '숏커버'로 급격히 선회한 모습이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채권금리 상승 전망이 우세했지만, SVB 파산 전조 증상이 발생했던 지난 9일부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숏'에서 '롱'으로…패러다임 바뀌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대형증권사에서 전일 채권 포지셔닝을 '숏(매도)'에서 '롱'으로 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A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채권금리도 중요하지만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가 깨지는 등 급격히 빠지고 있다"며 "외국인도 안심해서 원화 자산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고,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3주 동안 금리와 환율 모두 올랐기 때문에 그쪽으로 포지셔닝이 돼 있었지만, 지난주 금요일부터는 '숏커버'로 되돌리기 바쁘다"라고 전했다.
숏커버란 선물시장 내에서 매도 포지션을 반대 매매를 통해 청산하는 환매수를 의미한다.
B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부장은 "대부분 시장은 국채금리 3.5%대부터 저가 매수를 늘렸을 수 있지만, 그 아래로 내려가면서 손절도 일부 나왔을 것이고 파월 의장 발언으로 숏 포지션이 더 많아졌을 수 있다"며 "그런데 SVB 사태가 나면서 숏커버가 상당히 많이 나왔고, 우리도 시장 흐름에 맞춰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장을 예측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커져 있기 때문에 포지션을 크게 움직이기보다는 변동성을 견디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본부장은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전일 숏보다는 잘 사야 한다는 마인드로 시장에 대응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파월 발언 이후 한국 기준금리 3.75%를 터미널레이트(최종 금리)로 기정사실화하고 4%까지도 일부 프라이싱 할 수 있다고 우려해 금리가 많이 올랐고, 이를 국내 포지션으로 잡았는데, SVB 사태가 단발성 이슈라고 보고 국내 포지션은 여전히 무겁지 않게 느껴진다"며 "미국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금융 안정에 물음표가 생긴 상황에서 시장이 연준을 압박하고 있어 채권금리는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장기보단 단기로…'변동성 최소화' 방점
향후 금리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장기채보단 단기채에 주목하기도 했다.
D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부장은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기 시작하니까 이제는 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고 인하할 가능성도 생기고 있다"며 "패러다임이 바뀐 거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일단 4월에 금리 인상이 거의 물 건너갔다고 보이기 때문에 장기 채권보다는 3년 이하 단기 채권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서도 인하 얘기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지만, 사태가 심각해지면 결국 인하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화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E 대형증권사 채권운용역은 '포지션 헤지'에 방점을 둔 전략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뱅크런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손실을 보지 않는 포지션으로 대응하려고 하고 있고, 제일 우려스러운 점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어디까지 벌어지느냐"라며 "헤지 수단이 상장지수펀드(ETF) 공매도나 크레디트 ETF 공매도를 하거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는 정도인데 이 또한 어렵다"고 전했다.
대형 증권사 채권운용역들은 앞으로의 미국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의 채권 강세가 추세로 이어질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E 대형증권사 채권운용역은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채권금리 하락이 '숏커버' 매물 등장 출현에 따른 일시적 하락인 건지 진짜 추세를 돌린 건지 확인이 어렵다"며 "상황만 바뀌면 또 하루에 20bp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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