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손실 긴급점검] JP모건도 손실 30배 급증…월가 무풍지대 아니다
[※편집자 주 = 미국의 지역은행들에서 시작된 은행권 위기가 스위스 2대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번지며 세계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은행권 시스템 불안의 근본적 배경에는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과 그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기밀하게 조정하지 못한 은행권의 투자 손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채를 비롯한 채권 투자의 손실 규모가 이번 위기의 진원지로 꼽히고, 관련된 은행권의 미실현 손실은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지목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미국의 대형 은행을 비롯해 건전성이 우려되는 지역 은행, 그리고 유럽의 주요 은행의 채권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월가의 대표적인 은행들도 이번 은행권 위기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대형 은행들은 회계상 실현되지 않은 손실이지만 채권 투자에 따른 손실 규모가 1년 사이 최대 30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인포맥스가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은행들의 10-K 보고서(연차 보고서)의 대차대조표 등을 분석한 결과, 전체 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였다.
총자산이 3조 달러를 넘는 미국 2대 은행인 이곳은 자산 가운데 8천620억 달러의 부채증권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만기보유부채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이 6천320억 달러에 달하는데, 대부분을 주로 연방 모기지증권(MBS)으로 채웠다.
만기보유부채증권은 은행이 부채를 매각하지 않는 이상 가치 변화에 대한 손실을 기록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미실현 손실 규모가 BofA는 작년 연말 기준 1천86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1년 연말 대비 약 12배가 불어난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속에 잠재적인 손실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미국 내 자산 순위 1위인 JP모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JP모건은 6천억 달러 이상의 부채증권 가운데 상당수인 4천253억 달러를 만기보유부채증권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작년 연말 기준 미실현 손실이 367억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사이 손실 규모가 약 34배 급증했다.
이 은행은 만기보유부채증권 대부분을 구성하는 미국 국채(2천75억 달러)와 MBS(1천344억달러)에서 주로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웰스파고도 적지 않은 미실현 손실을 내고 있다.
이 은행은 만기보유부채증권 계정으로 총 2천921억 달러의 채권을 보유 중인데, 대부분이 연방기관 MBS(2천170억 달러)로 이뤄졌다. 이 계정에서만 미실현 손실이 4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의 소폭의 순익에서 순손실로 전환된 결과다.
웰스파고는 손실을 자본 수준에 바로 반영해야 하는 매도가능부채증권 계정에서도 81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씨티그룹은 총 자산이 2조 달러가 넘는데, 만기보유부채증권 2천689억 달러 가운데 미실현 손실이 252억 달러에 달했다. 만기보유부채증권으로 주로 담고 있는 미국 국채에서 대거 손실이 난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의 손실 규모는 1년 사이 약 10배 불었다.
다른 대형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만기보유부채증권 756억 달러 가운데 미실현 손실이 106억 달러로 평가됐다. 모건스탠리는 주로 연방정부기관이 발행한 채권(agency bond)에서 손실이 났는데, 1년 사이 37배 손실이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만기보유부채증권 516억 달러 가운데 미실현 손실이 14억 달러로 추정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런 은행권의 미실현 증권 손실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은행권의 상당한 미실현 증권 손실을 거론하며 미국 전체 은행 시스템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미국계 펀드 매니저인 크리스 크로포드 매니저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는 악성 대출이 문제였지만 다음 금융 위기는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가 악성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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