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금감원, 헤리티지펀드 공모규제 회피 증권사 봐줬다"…문책 요구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금융감독원이 헤리티지펀드와 관련한 파생결합증권(DLS)을 분할 발행해 공모규제를 회피한 증권사 중 일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감사원이 적발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과징금 부과 시효가 도과해 해당 증권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나 관련자 문책이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하고, 조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 2021년 금감원에 헤리티지펀드 DLS를 분할 발행해 공모규제를 회피하고 투자자에게 총 4천276억원의 손실을 끼친 사례를 조사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4월까지 4개 증권사가 DLS를 분할 발행해 공모규제를 회피했는지 조사했다.
감사원이 4일 발표한 '금융감독원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증권을 6개월 이내에 50명 이상에게 취득하도록 청약을 권유하면 공모규제를 회피한 것으로 판단하는 데 규제 회피 조사업무를 총괄한 금감원 A팀장은 3개 증권사가 발행하고 1개 증권사가 판매한 30개의 DLS 발행 현황을 정리해 공모규제 회피 가능성을 분석했다.
A팀장은 한 증권사가 발행한 DLS는 공모규제 회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뒤 상급자에게 보고했고 발행계약서 등 기초서류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아울러 A팀장은 공모규제 적용 기준을 숙지했고, 선례를 검토해 발행일 및 만기일이 3~5일 다르더라도 기초자산가 손익구조가 동일할 경우 규제 회피로 보고 금융위원회에 과징금 부과를 건의한 사실을 인지했다.
그러나 A팀장은 한 증권사가 발행한 DLS의 경우 기초자산과 수수료 등은 동일했으나 발행일과 만기일이 3일 달라 기준가격 등이 다르다는 사유로 공모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며 추가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결론지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는 KB증권이다.
심지어 A팀장은 이후 증권사 관계자의 대화내용을 입수해 KB증권이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공모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모집인원을 49명 이하로 나누거나 발행일 또는 만기일에 차이를 두고 발행할 가능성을 인지했는데도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

결국 A팀장은 KB증권을 제외한 다른 3개 증권사에만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금융위에 안건을 상정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상정된 안건에 따라 KB증권을 제외한 3개 증권사에만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최종 의결했다. 해당 증권사는 DLS를 발행한 NH투자증권, 키움증권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다.
감사원은 A팀장이 KB증권에 대해서만 조사를 하지 않아 감사 종료일인 2022년 7월 15일 기준으로 KB증권의 1천477회차 DLS 발행일인 2017년 6월 26일로부터 과징금 부과 시효인 5년이 도과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증권의 공모규제 회피 의심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관련자 문책을 요구할 수 없게 됐고 향후 발생 가능한 유사 위법행위의 조사 및 처리에도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금감원과 A팀장의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금감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경징계 이상인 문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하라고 통보했다.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기념물보존등재건물'을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이 매입·개발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 부동산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에 싱가포르의 반자란자산운용이 대출펀드를 조성하고 국내 증권사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를 발행해 판매했다.
이 상품은 판매 당시 2년 후 만기 시점까지 연 환산 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헤리티지 건물 재개발 인허가를 미루면서 현지 시행사로부터 수익금을 받지 못하자 2019년 7월부터 만기 상환이 중단되기 시작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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