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괜찮아"…글로벌본드 거뜬한 신한은행
미국·유럽 대비 불안 비껴가, '흥국생명 사태'가 우려 완화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신한은행이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 글로벌 은행권을 둘러싼 불안감이 상당했으나 신한은행의 조달에는 무리가 없었다.
북빌딩(수요예측)에는 29억 달러에 육박하는 주문이 몰리는 등 흥행세가 거셌다. 최근 은행권 불안이 미국과 유럽 등에 집중됐던 터라 아시아에 대한 우려는 비교적 덜 한 모습이다.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등으로 한국물(Korean Paper) 신종자본증권 등에 대한 신뢰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풀이도 나온다.
◇KP 조달 행렬 속 시중은행 딜 물꼬, 견고한 투심
5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2일(납입일 기준) 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 3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에서 28억 8천만 달러 규모의 수요를 확인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107bp를 더한 수준이다. 풍부한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38bp 절감했다.
지난달만 해도 신한은행 조달을 둘러싼 긴장감은 상당했다.
SVB 파산을 시작으로 CS의 코코본드(AT1) 전액 상각 사태, 도이체방크 위기설 등 글로벌 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AT1 전액 상각의 경우 곧바로 신한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가격을 급락시키기도 했다.
분위기는 지난주부터 급반전됐다. 한국석유공사(무디스 기준 Aa2)를 시작으로 현대캐피탈아메리카(Baa1)와 한국광해광업공단(A1) 등이 달러채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로 호주 달러와 유로화 채권 시장의 문을 열었다.
다만 신한은행은 최근 시장 우려의 중심에 섰던 은행권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여전했다. 하지만 북빌딩 초반부터 강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시중은행에 대한 투자 불안이 완화됐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조달은 KP 최초의 젠더본드(Gender equality social bond)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컸다. 젠더본드는 성평등 등에 초점을 맞춘 채권으로, 소셜본드(social bond)의 일종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이번 조달 자금을 취약계층 여성 차주 지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회복탄력성 입증, 여진은 지속…흥국생명 사태 반작용도
KP물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출렁였던 글로벌 채권시장의 회복력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KP 이외에도 미국과 아시아 등 각국 발행사가 북빌딩에 나서 SVB 사태 등으로 중단됐던 글로벌 채권 시장은 활기를 되찾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미국, 유럽이 아닌 아시아 은행이었다는 점에서 반사효과 또한 톡톡히 누렸다. 최근 글로벌 은행 불안 사태가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관련 불안에서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번 조달이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등을 가져온 코코본드가 아닌 선순위채라는 점도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글로벌 은행 위기 등이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터라 아시아는 비교적 절연돼 있다는 인식이 드러난 모습"이라며 "한동안 중단됐던 글로벌 채권 시장에 발행물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회복세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 사태의 여진도 남아있는 양상이다. 최근 중국 후베이성의 농촌상업은행 등 일부 은행은 콜옵션 행사를 보류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AT1 전액 상각에 이어 중국에서도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강해지는 배경이다. 이에 중국 중소형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 금리가 급등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물은 조달을 거듭할수록 뚜렷한 회복력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발행한 이번 채권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은 0bp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주 SVB 사태 이후 아시아물 물꼬를 틔운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두 자릿수 NIP를 기록했으나 빠른 시장 회복력 등에 힘입어 후속 딜의 절감 효과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번복 사태가 도리어 최근 KP물 신뢰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흥국생명은 당시 콜옵션을 미행사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시장 파장과 당국 압박 등으로 엿새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당시 당국이 움직였던 만큼 KP물의 경우 크레디트스위스의 AT1 전액 상각 사태 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a3', 'A+' 등급을 받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BoA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신한투자증권이 보조 주관사 격인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s)로 이름을 올렸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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