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현안 산적한데…美日 찾는 '영업사원' 尹대통령 성과 가져올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미, 대일 통상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둘러싼 우려 속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복원을 기다리고 있으나, 결정권을 상대 국가가 쥐고 있어 정부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이 향후 예정된 외교 일정에서 정상 레벨의 통상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의 이익을 지키는 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IRA, 반도체 지원법 등과 관련해 한국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인 방향으로 배려해달라고 당부했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으로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에 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 우위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골자인 법인데 미국에 반도체 투자를 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이 중국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보유한 기업인 경우 중국 등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등이 존재하는 점이다.
또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재무 건전성을 입증할 수익성 지표와 현금흐름 전망치 등을 제출해야 하고, 실제 현금 흐름과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본과는 화이트리스트 복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윤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정부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하는 절차에 착수했으나 일본 측 움직임은 다소 미온적인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미국,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대한의 이해를 구하는 것일 뿐 국내 기업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강제할 협상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한일 간 화이트리스트 복원 문제와 관련해 "우리 측이 할 수 있는 조치를 먼저 하고 일본 측이 어떤 조치를 할지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간 복원 절차가 상이한 것을 고려하는 동시에 일종의 신뢰를 보여주는 입장 표명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일본 측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국과의 통상 현안은 나름 순조롭게 풀어가는 분위기지만 낙관할 수 없다는 경계감이 여전하다.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IRA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관련 세부 규정은 한국 기업의 입장이 대체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반도체 지원법 가드레일 조항의 세부 규정은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는 수준에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를 불러온 모든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국내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협의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보조금 지급 조건 중 재무 건전성 지표 제출과 초과 이익 공유, 반도체 공동 연구 참여 등은 이로 인해 기업의 민감한 내부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남긴다.
아울러 이런 방식의 미국의 중국 견제가 계속될 경우 국내 기업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제도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여지가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더 강화하는 추가 조치를 다음 달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이달 방미, 다음달 방일 때 통상 현안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상 간의 협의를 통해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이 "외교의 중심은 경제"라고 밝힌 만큼 통상 현안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성과 없는 영업사원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말 미국에 국빈 방문하는데 오는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국빈 만찬을 한 뒤 이튿날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에 한국 측 이익을 대변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주요국 정상들과 연대해 각종 무역 장벽에 공동으로 대응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은 앞으로 예정된 정상 외교 무대에서 1호 영업사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이번 윤 대통령 방미 때 불평등한 한미 간 통상 이슈를 정상회담 의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며 "회담을 통해 반도체법, IRA 등으로 인한 통상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ywshi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