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6조 불법 외화송금' 20일 제재…은행지점 무더기 '영업정지'
은행장은 징계 대상서 제외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손지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다음 주 16조원에 달하는 이상 외화 송금 사건에 연루된 은행과 임직원에 대한 고강도 징계를 확정한다.
위법·부당 행위가 드러난 주요 은행에 대해선 영업점 일부 정지와 임직원 중징계가 사전 통보됐다.
다만, 은행 최고경영자(CEO)인 은행장은 제재 대상에서 일단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0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사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우리·신한은행 등 12개 국내은행과 NH선물 등 총 13개 금융회사를 검사한 결과, 총 122억6천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거래 및 금융회사의 외국환거래법 등 법규 위반 혐의를 확인했다.
금융회사별로는 NH선물이 50억4천만달러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23억6천만달러), 우리은행(16억2천만달러), 하나은행(10억8천만달러), KB국민은행(7억5천만달러), NH농협은행(6억4천만달러) 순이었다. SC제일·기업·수협·부산·경남·대구·광주은행 등도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 중 9개 금융회사에 지난달 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전 제재 통지문을 보냈다.
사전 통지문에는 이상 외화송금 거래가 발생했던 영업점에 대한 업무 일부 정지 등 중징계도 포함됐다.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보면 무려 10개 안팎의 영업점에 대해 영업 정지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1곳)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은 2곳 이상의 영업점 업무 정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징계 건수와 수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10월 외화를 해외로 불법 송금하는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하고, 업무상 알게 된 은행의 수사기관에 대한 금융거래 정보 제공에 관한 정보를 누설한 우리은행 전 지점장과 송금업체 관계자 7명을 구속기소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NH선물 직원 1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총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 직원은 증빙서류 확인 없이 송금을 취급하거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고객 확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 등이 드러났다.
3억달러 미만의 외화송금 규모가 작은 은행의 경우에는 영업점에 대한 제재 없이, 과태료 및 과징금 부과 등 기관제재만 사전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았던 은행장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사전 통지문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지배구조·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하면서 중대 사고에 대한 CEO의 책임 강화를 추진해온 만큼 직접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위법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은행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은행 직원들의 위법 행위가 CEO의 내부통제 관리 부실에 의한 것임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관련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금융사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에만 규정하고 있어, 책임 영역이 불분명하다.
실제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금융당국이 CEO에 대해 내부통제 부실 등의 사유로 중징계를 내렸으나, 행정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과 '준수' 의무 위반은 구별되어야 한다며 은행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은행들은 제재심의위에서 충분한 소명을 통해 징계수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과거 없던 사례다 보니 영업 정지 기준을 단위점포당 금액으로만 따지는 게 맞는지 등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연루된 은행과 규모가 상당해 제재심의 논의가 한 두 차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