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통위원, 시장 완화기대 과한 것으로 생각"(상보)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이규선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많은 금융통화위원이 시장의 통화 완화 기대가 과도한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금통위원 분들이 시장 기대 과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금융 부문에 있어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해외통화정책 기대가 선반영돼 시장이 과도하게 반영한 것이 있지 않냐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 역시 "연말에 3% 초반으로 보는 물가가 충분히 그 이하로 떨어져서 중장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 전까지 인하 논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라며 "물가를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고 3년 등 다른 만기보다는 90일물 채권 등의 금리의 하락이 과도하다며 시장이 맞을지, 아니면 한은이 맞을지는 사후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기 금리 하락에 한은으로부터의 정부 차입금 영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수가 덜 걷혀서 채권 발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걱정으로 보인다"며 "그것도 금리를 전체적으로 변화시켜야지 단기쪽 금리 변화 요인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IT 부문을 제외하고 성장률이 견고하다면 1.9% 수준이라며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인지 시장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의 채권 발행과 관련해서는 "작년만큼의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전기 요금 인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물가가 2분기에는 3%대, 연말에는 3%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기는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성장률이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기·가스 요금을 반영한데다 서비스 물가 등의 영향에 소비자물가보다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최종 기준금리 3.75%의 가능성을 열어놓자고 주장한 금통위원이 5명이었고, 한 명의 위원은 3.5%에서 동결을 주장했다고 이 총재는 소개했다.
이 총재는 상반기 물가 경로는 다소 명확해졌다면서도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졌고,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글로벌 경기 둔화 기대가 심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이 1~2월에 예상보다 좋지 않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SVB 사태가 나며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융 불안이 기준금리 인상에 장애 요인이 되는지에 관한 질문에 "미국에서는 물가를 잡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금융안정의 문제가 생기면 여러 조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안정도 유지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해 추구한다"며 "금융안정 때문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제약받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작년보다 커졌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작년보다 커졌다"며 "부동산 PF 연체율 등은 과거보다도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자본금과 대손충당금 등은 새마을금고를 포함해서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며 "1~2개 금융기관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는 대응책과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 수준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특정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둔다면 금리를 통해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그 수준과 관계없이 금리뿐 아니라 다른 정책 통해서도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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