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로 돌변한 이창용…시장 놀래킨 '말말말'
  • 일시 : 2023-04-11 14:53:23
  • 매로 돌변한 이창용…시장 놀래킨 '말말말'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4.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한종화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채권 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 총재는 채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하다면서 직격탄을 날렸고, 반도체 등 일부 분야의 부진이 예상보다 심하다고 해도 금리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표했다.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를 큰 폭 하회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데 대한 금융통화위원회의 우려를 충실히 담아낸 행보로 풀이된다.

    ◇'매'로 돌변 이창용…"채권시장 인하 기대 과도"

    이 총재는 11일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금통위원들이 시장 기대 과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금융 부문에 있어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해외통화정책 기대가 선반영돼 시장이 과도하게 반영한 것이 있지 않냐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90일물 통안채 금리 등을 계산하면 언제 금리 인하(시장 전망)될지를 시산할 수 있다"며 "시장이 맞는지 저희가 맞는지, 경기나 물가 흐름에 대해 누가 맞는지 사후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일 통화안정증권 91일물 금리가 3.228%로 기준금리인 3.5%보다도 낮은 상황에 대해 시장 기대가 잘못돼 있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정당화하는 근거인 경기 상황도 시장의 판단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IT 부문을 제외하고 올해 성장률 계산해 보면 현 수준에서 1.9% 정도"라며 "IT 경기가 조금 늦게 회복되더라도 다른 부분의 성장률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된다면 그것이 과연 금리로 대응할 상황인가, 이런 것에 대한 판단을 시장도 잘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을 시장에서는 예상 밖으로 받아들였다.

    이 총재가 지난 1월 기준금리가 3.5%인 상황에서 '지금은 이미 금리가 높은 수준', '(최종금리) 3.75%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예상을 조정했을 것'이라는 등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내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총재가 원론적인 얘기를 반복하면서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냈다"며 "전일까지 비둘기 기대를 반영해 강세이던 채권시장도 약세로 변했다"고 말했다.

    ◇단기금리 하락 '너무하다' 봤나…달라진 스탠스

    이 총재는 이전까지는 장기물 관련한 평가긴 하지만, 시장 금리의 하락이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견해를 표했었다.

    단적으로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시장 금리의 하락에 대해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기대가 굉장히 컸다가 기대가 전환되면서 금리가 확 떨어지니까 해외에 있던 자금이 우리나라 국채 선물시장으로 들어오고 그것이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면서 낮추는 요인도 있다"면서 "이론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고 우리만의 현상도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1월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경기가 둔화하면 자연스럽게 금리가 내려가는 모습을 시장이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 금리 하락에 대해 피벗 기대가 과도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경고 모드로 전환했다.

    단기물 금리의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총재가 이날 금리 하락 폭이 과도한 대표적인 채권으로 지적한 통안채 91일물의 경우 지난 2월에는 저점이 3.4% 내외였지만, 최근에는 3.2% 부근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이 같은 과도한 금리 하락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한은의 한 관계자도 "금통위에서 시장의 기대를 제어할 필요가 있는 점이 중점적으로 이야기됐다"고 전했다.

    다만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단기 시장금리가 낮은 것은 인하 기대 때문이라기보다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의 유입, 단기자금 급증 등 수급에 따른 것"이라며 "단기 자금 상황은 한은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1분기는 정부의 대규모 한은 차입 등이 유동성 확대 효과를 내면서 단기 금리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금융위원회가 예대율 한시적 완화 등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최근 결정하고, 한은이 이날 적격담보증권 범위 확대 조치의 만기를 연장하는 등 유동성 지원 조치도 지속 중이다.

    원화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조치들이 이어지는 점이 단기금리의 하락에 일조하고 있지만, 이 총재가 이에 대한 시정보다는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베팅으로 단순화해서 몰아붙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총재는 정부의 한은 차입이 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 베팅으로 통안채 91일물을 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단기 금리의 하락이 문제면 원화 유동성을 조이는 조치들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jhha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