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에서 '회장님'으로…빅데이터로 본 이재용의 6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전 대통령과 연루된 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기업인 삼성의 수뇌부 '미래전략실'은 와해했다.
삼성의 후계자 이재용 전 부회장은 갑자기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각종 공판에 끌려다니다 결국 '국정농단' 사건으로 207일간 수감되기까지 이르렀다.
그로부터 6년. 여론은 '이재용 회장님'을 외치며 삼성전자의 건승을 기원한다. 6년 사이 세간의 평은 어떻게 변하게 된 걸까.
연합인포맥스는 13일 언론진흥재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6년간의 언론 보도 행태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17년부터 2023년 3월 말까지 보도된 서울 지역 일간지 및 경제지 기사 전체다.
◇ 경제계 수장보단 '뇌물공여' 당사자로 보도된 2017~2019년
2017년, 이재용 회장의 기사가 가장 많이 나온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인 2월이다.
2월 보도 건수만 3천959건에 이르며 1월에는 3천680건, 이후 8월7일 결심공판 당시 2천433건의 기사가 표출됐다.
이 시기 이재용 회장과 관련해 가장 많이 나온 키워드는 ▲ 박영수 특별검사팀 ▲ 구속영장 ▲ 최순실 ▲ 뇌물공여 등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 미래전략실 및 산하 임원들 ▲ 장충기 ▲ 최지성 등이 등장했다.
그해 1월 12일, 이재용 회장은 뇌물공여 및 국회 위증,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특검에 출석했으며 2월 17일에는 구속됐다.
이후 8월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이재용 회장에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1심에서는 5년,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개월로 석방됐다.
이재용 회장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는 2019년까지 이어졌다.
2019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 판결을 뒤엎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 했다. 잠잠했던 이재용 회장 관련 기사가 977건으로 폭증했던 이유다.
관련해 나온 키워드도 ▲ 문재인 대통령 ▲ 국정농단 ▲ 파기환송심 ▲ 박근혜 등이 가장 많았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회사 규모를 실제보다 부풀렸다는 혐의다.
당시 제일모직은 이재용 회장이 가장 지분을 많이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회사 가치를 고평가했다는 게 분식회계 의혹의 골자다.
이에 2019년에는 '분식회계 의혹'이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이재용 회장 기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했다. 여기서 제일모직의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식 가치를 저평가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이러한 부적절한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게 골자다.

◇ 반전의 2020년…대국민 사과부터 故 이건희 별세
2020년은 이재용 회장에 대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한 해다.
키워드 분석 결과, 2020년 6월에 2천1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故) 이건희 회장이 작고한 10월에는 1천575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먼저 같은 해 5월 진행된 '대국민 사과'가 컸다. 대국민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른 것이다. 앞서 삼성은 서울고법의 조언에 따라 연초 준법위를 설치한 바 있다.
대국민 사과에서 이재용 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관심이 대국민 사과로 이어진 만큼 관련 키워드는 ▲ 경영권 승계 ▲ 국정농단 ▲ 제일모직 ▲ 지배구조 ▲ 무노조 경영 등이 등장했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 후에는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홍라희 ▲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 관련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2021년에도 국정농단 사건은 이재용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여론은 크게 변했다.
키워드에는 ▲ 가석방 ▲ 상속세 ▲ 탄원서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 충수염까지 주요 단어로 등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구치소 수감 중인 2021년 3월께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충수염 수술 후 이재용 회장은 8kg이 감량된 모습으로 법정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7월 실시된 여론조사(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 등 4개 기관 공동)에서 국민 70%가 '광복절 가석방에 찬성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특히 집권 여당인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가석방 찬성 의견이 6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 이재용의 '광복절 특별사면'…반도체·글로벌 경영의 중심
2022년 8월 12일. 이재용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다.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그간은 가석방 상태였기 때문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 어려웠다.
8월에 나온 기사만 98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주요 키워드에도 ▲ 광복절 특별 사면과 ▲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했다.
사면 후 이재용 회장에 가장 집중된 키워드는 '반도체'다. 최근의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이재용 회장이 총수로서 보여줄 경영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의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공식화하면서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의 팹리스 설계 기업 ARM에 대한 인수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에 ▲ ARM ▲ M&A도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밖에 이재용 회장은 부산엑스포 민간유치 위원장인 최태원 SK 회장 등과 함께 세계 각국을 돌며 유치 지원 활동을 활발히 했다.
▲ 멕시코 ▲ 유럽 ▲ 부산세계박람회 ▲ 부산엑스포 등이 키워드로 꼽힌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특히 2023년 들어서는 ▲ 미래 먹거리 ▲ OLED 등 향후 신사업을 비롯해 ▲ 인텔 ▲ IBM ▲ 퀄컴 등 경쟁사와의 비교 및 협력 관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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