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사태 반사효과…국민銀 수요·금리 다 잡았다
  • 일시 : 2023-04-19 09:50:41
  • 글로벌 은행 사태 반사효과…국민銀 수요·금리 다 잡았다

    5억달러 채권 발행 성공, 스프레드 두 자릿수로 축소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KB국민은행이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서 압도적 흥행을 거뒀다. 최대 56억달러가량의 주문에 힘입어 1년여만에 시중은행 5년물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두 자릿수로 끌어내렸다.

    글로벌 은행 사태의 반사효과 등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은행권의 경우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번진 데다 최근 각국 발행이 주춤해지면서 희소성도 부각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미국과 유럽 은행에 불안감이 남아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북빌딩 초반부터 거센 수요, 시중은행 복귀전 '이상 무'

    1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1일(납입일 기준) 5억달러어치 채권을 발행한다. 지난 17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108개 기관으로부터 15억달러의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최근 글로벌 은행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국내 시중은행에 대한 인기는 굳건했다. SVB 파산과 CS 사태 등으로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과 달리, 아시아의 경우 관련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절연돼있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도리어 반사효과를 누리는 모습이다.

    북빌딩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드러났다. KB국민은행은 북빌딩 개시 후 30여분 만에 10억달러의 수요를 확보하는 등 초반부터 거센 투자 열기를 확인했다. 이후 주문량은 최대 56억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각국 발행세가 주춤해진 점 또한 인기를 뒷받침했다. 글로벌 은행 사태로 미국은 물론 각국 은행의 역외 발행이 조심스러워지면서 투자 물량이 제한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된 미국 금리 상승이 조달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일부 저신용등급 국가 및 기업들의 발행이 위축되고 있다. 중국 또한 역내 조달에 집중하면서 아시아 발행물 감소를 이끌고 있다.

    발행물이 희귀해지면서 KB국민은행 채권의 몸값은 더욱 치솟았다. 최대 56억 달러에 달하는 주문량에 힘입어 KB국민은행은 스프레드를 5년 미국 국채금리에 95bp 더한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최초 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시 40bp 절감한 수준이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은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갔다. 앞서 이달 신한은행이 발행한 5년물 글로벌본드가 현재 유통시장에서 101bp 수준의 스프레드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6bp가량의 낮은 수준을 달성한 것이다. 두 은행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a3', 'A+' 등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신용도가 동일하다.

    ◇투자자 설득 집중, 시중은행 스프레드 부담 완화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 이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한 점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주 싱가포르와 홍콩, 뉴욕 등에서 현지 로드쇼를 진행해 국내 은행과 회사 안정성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딜로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발행 스프레드를 두 자릿수로 끌어내렸다는 상징성도 확보하게 됐다. 한국물(Korean Paper)의 경우 지난해 미국 금리 인상 기조 등과 함께 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됐다.

    이에 지난해 3월 우리은행을 끝으로 시중은행은 5년물 발행에서 미국 국채금리보다 100bp 이상 높은 스프레드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이 95bp로 조달을 마치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드러냈다.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달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시중은행의 선순위채 조달 우려는 한층 줄어든 모습이다. 이들은 글로벌 은행 사태의 반사효과를 누리며 연이어 스프레드를 끌어내리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속속 복귀전을 마치면서 SVB와 CS 사태 등으로 커졌던 외화 조달 부담은 차츰 완화하고 있다. 뒤를 이어 다음 주 하나은행이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건, KDB산업은행, MUFG증권이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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