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주담대 격차 역대 최저 수준…통화정책 무력화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기준금리의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을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리고 이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접하는 금리 여건은 반대 경로를 걷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되고, 중앙은행의 신뢰가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2월 신규로 나간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4.56%에 그쳤다. 기준금리 3.5%에 비교해 1.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담대와 기준금리의 격차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은이 신규 취급 주담대 금리를 별도로 집계해 공표한 2001년 9월 이후 20여년 동안 이보다 격차가 적었던 달은 단 네 차례뿐이다.
해당 시기는 모두 기준금리 인하가 인접했던 시점이었다. 2019년 6~9월 사이와 2014년 7월이 해당 시기다. 당시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1%포인트가량이었고, 한두 달 내로 기준 금리가 인하됐다.
구체적으로 2019년 6월에 기준금리와 격차가 0.99%포인트였는데, 다음 달인 7월에 기준금리가 1.75%에서 1.5%로 인하됐다. 2019년 8~9월에도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0.97%~1.01%포인트였는데 같은 해 10월에 기준금리가 1.15%로 또 인하됐다.
2014년에도 7월에 주담대와 기준금리 격차가 1.03%포인트로 좁혀진 이후 8월에 기준금리가 2.5%에서 2.25%로 인하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로 임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근처럼 기준금리와 실제 대출 금리가 가까운 사례가 없는 셈이다.
더욱이 3월에는 시중의 주담대 대출금리는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3월 대출에 본격 적용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금리는 지난 2월에 3.53%로 1월 3.82%보다 하락한 바 있다.
한은이 상당 기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점을 여러 차례 밝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기준금리 대비 낮은 대출 금리는 이례적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의 전환 기대가 여전한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이 일선 은행에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점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시중금리와 기준금리의 괴리는 통화정책의 효과를 반감할 수밖에 없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이 수준에서 유지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데, 이와 상관없이 시중의 대출 금리가 괴리되는 것은 정책의 효과를 줄인다"면서 "금리 인하로 기대가 쏠려 있는 것인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올라올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물가가 우선이다지만 시장에서는 경기가 우선이라 보는 상황"이라면서 "한은 입장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위험하며 여전히 물가를 중시한다는 것을 계속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연준의 피벗 기대가 여전한 등 글로벌한 현상이긴 하다"면서도 "현재와 같은 시장과 통화정책의 괴리가 장기화하면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런만큼 한은은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한층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 등에서는 물가가 목표로 수렴하는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에 대한 고려는 없다는 정도의 발언을 내놨었다.
하지만, 4월 금통위에서는 "금통위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한 것으로 본다"고 직접적으로 경고를 내놨다. 또 물가가 목표에 수렴하는 것을 확인하려면 연말까지는 봐야 한다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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