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박기영 금통위원 퇴임…새 금통위 구도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로운 인물들로 재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일 주상영 금통위원과 박기영 위원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다음날부터는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신임 위원으로 부임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새로운 금통위원 조합이 이전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란히 떠나는 비둘기와 매…주상영·박기영 '임무 완수'

주 위원은 지난 2020년 4월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쳤다. 통상 금통위원 임기는 4년이지만, 당시 4명의 금통위원 임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례적으로 3년 임기로 조정된 바 있다.
비교적 짧은 기간 임기를 보냈지만, 주 위원은 금통위에서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
대표적인 완화론자로 자리매김하면서 금리 인상 기조에서 균형추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2021년 8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때부터 인상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을 포함해 금리 인상이나 인상 폭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다섯 번 냈다.
주 위원은 지난해까지 양호했던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확대된 재정으로 인해 민간의 자체 동력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 등을 꾸준히 지적하면서 과도하게 경제를 위축할 수 있을 정도의 긴축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부동산 버블과 물가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 당위성으로 논의가 쏠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이면의 위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 금통위원도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훌륭한 이코노미스트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주 위원은 또 유례가 없는 '의장 대행'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이창용 총재의 취임 시점이 다소 늦어지면서 4월 금통위가 의장인 총재 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고, 주 위원이 기자회견을 포함해 의장 역할을 대행했다. 당시 주 위원은 "(기자회견이)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무난하게 임무를 소화했다.
박 위원도 '비정상' 임기를 보냈다. 그는 2021년 10월 취임해 1년 6개월간 금통위원으로 활약했다. 주 위원과 마찬가지로 임기가 3년이었던 고승범 전 위원이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잔여 임기를 이어받은 영향이다. 현행 금통위 체제가 마련된 이후 임기 중에 자진해서 사퇴한 곽상경 전 위원의 경우를 제외하면 가장 짧은 재임 기간이다.
박 위원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활발한 외부 활동을 통해 금통위와 시장의 가교 역할을 했다.
한은 금요강좌와 기자단 브라운백미팅 등은 물론 지난해에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모임인 채권시장협의회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박 위원은 통화정책에서는 매파적 위원으로 평가됐다. 소수의견 등을 통해 선명한 시각을 드러낸 적은 없지만,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면서 시장의 과도한 완화 기대에 브레이크를 건 바 있다.
이 총재가 4월 금통위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직격탄을 날리기 전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박춘섭·장용성 임기 시작…비둘기 성향 가능성

주 위원과 박 위원이 비운 자리는 각각 박춘섭 전 조달청장과 장용성 서울대 교수가 이어받는다. 이들은 오는 2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 총재 및 이승헌 부총재, 조윤제, 서영경, 신인석 위원과 함께 통화정책을 이끌어가게 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신임 박 후보자와 장 후보자 조합이 보다 비둘기 성향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박 후보자가 주 위원처럼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할 것이라는 데는 시장의 이견이 많지 않다. 그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역임한 전통 예산라인 관료인 탓이다. 과거 정해방 위원 등 예산 쪽 관료들은 재정보다는 통화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던 탓이다.
박 후보자는 특히 지난 정부 초반인 2017년 기재부 예산실장에서 조달청장으로 갑작스럽게 인사가 났는데, 정권 초 추진된 대규모 추경에 비판적 태도를 보인 탓이란 뒷말이 무성했던 바 있다.
건전 재정에 대한 소신이 강한 인물인 만큼 경제 성장을 위한 통화정책의 역할을 더욱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박 후보자는 추천인사 발표 이후 인터뷰에서 "재정정책과 금융(통화)정책 모두 큰 목표는 경제의 안정과 성장"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장 후보자의 경우 아직 통화정책 성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경제 자문 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금융분과 분과장으로 추대된 만큼 정부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장 후보자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자가주거비 불포함 문제 등으로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논문을 내놓아서 매파적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장 후보자는 하지만 해당 논문에 대해 '학술적 연구일 뿐'이라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집값이 하락세인 최근에는 물가가 오히려 현실보다 높게 산출될 수도 있는 문제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장 후보자가 비교적 매파적이었던 박 위원의 자리를 이어받는 만큼 강성 매파가 아닌 이상 금통위 구도는 이전보다 완화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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