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에 원화 '부담'…달러-원 상단 제한 기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 부진과 함께 역외 위안화 약세가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가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중국 경제회복세가 시장 기대치를 밑돈 데다 미·중 갈등도 불거지면서 역외 달러-위안이 상승했다. 중국 증시도 부진했다.
이에 시장참가자는 당분간 달러-원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달러-원이 고점을 높이는 과정에서 외환당국 경계감은 달러-원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원화 약세국면에서 달러-원 상승압력을 누르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 中 경제회복세, 기대치 하회…미·중 갈등도 악재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간밤에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상승했다.
최근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 펀더멘털 부진과 역외 위안화 약세 등이 원화 약세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됐다.
시장은 중국이 1분기 경제지표를 발표한 후에 중국 증시가 부진하고 역외 달러-위안이 상승하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참가자는 최근 중국 경제회복세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있었는데 그 기대감이 낮아졌고, 이를 역외 위안화가 반영하고 있다"며 "중국 증시도 최근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 경제지표를 보면 서비스업은 개선됐는데 제조업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수혜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국 증시와 함께 국내 증시도 부진했다"고 했다.
최근 미·중 갈등 등 지정학 위험도 위안화 약세와 중국 증시 하락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반도체가 부족할 경우 한국 기업이 이를 채우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미국을 향해 "전형적인 과학기술 괴롭힘 행태"라며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통제 조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 달러-원 상단 1,350원…中 증시 회복세 관측도
이에 서울외환시장은 달러-원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두고 대응하는 모습이다.
은행 한 딜러는 "달러-원 다음 저항선을 1350원으로 보고 있다"며 "이게 뚫리면 1,400원이 가시권"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펀더멘털 부진 등을 고려하면 달러-원은 1,3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두고 대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원이 연고점을 경신하며 고점을 높이는 과정에서 외환당국 경계감이 달러-원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는 국면에서 달러-원 상승압력을 제어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날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거래 개시 소식 등으로 달러-원은 하락 전환했다. 당국 추정 물량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 다른 딜러는 "최근 당국 경계감 등이 나타났을 때 역외 롱심리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며 "당국이 상단을 제한한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달러-원이 급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달러-원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달러-원 상승압력을 막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주식시장이 다음 주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불거졌고 중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나타났다"며 "이에 중국 증시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 중국 노동절 연휴 이후 중국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미·중 분쟁과 코로나 이슈가 중국 주식시장 펀더멘털을 훼손하는 변화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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