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 금리역전 임박] 가보지 않은 길, 걱정하는 이유
[※편집자주= 다음 주 우리나라와 유럽의 기준금리는 역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진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하는 가운데 금리 수준까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두 건의 기획기사를 통해 통화정책과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자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현우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까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상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확대하는 상황에서 ECB와의 금리 역전이 더해질 경우 우리나라 경제가 받는 압박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책금리(화면번호 8844)에 따르면 현재 ECB의 기준금리(Refi 기준)는 3.5%로 한국은행과 같다. 그런데 ECB가 오는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금리 역전이 임박한 상황이다.
현재 3.0%인 ECB의 예금금리 기준으로 봐도 올해 내 역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다소 잠잠해져 중앙은행의 부담이 줄었다며 ECB의 최종 예금금리 전망을 기존 3.5%에서 3.75%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은행 위기의 위험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은행권의 긴장은 몇 주 사이 잦아들었다"며 "유럽의 은행주 주가와 자금 조달 지표들도 3월 초 폭락했던 부분을 상당히 되돌렸다"고 설명했다.
ECB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질 경우 두 중앙은행의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역전된다.
한국은행이 통화량을 목표로 정책을 운영하다가 1999년 콜금리를 정책 목표로 채택했고, 2008년 기준금리를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 금리로 변경했으니 1999년 이후 첫 역전이라고 봐도 된다.
정부와 한은은 그동안 대내외 기준금리 역전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이 나쁘지 않고, 달러-원 환율이 변동환율제도로 운영되고 있어 금리 역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 역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환율 이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고 해서 중앙은행 등 해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쉽게 변경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과의 금리 역전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ECB와의 금리 역전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가 받는 압박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 않는다고 해도 수익을 좇아 움직이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원화 채권의 매력이 반감될 가능성은 상당하다. 지난 20일에는 외국인이 국고채 현물을 2조 원가량 매도하면서 실제 유출이 일어난 사례도 있다.
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 발언, 무력에 의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현상 변경 반대 발언 등으로 정치와 지정학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ECB가 3.75%까지 금리를 인상하면 연준에 이어 ECB까지 우리보다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와 달리 금리 역전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역전이 장기화할 경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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