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절하 고비 넘길까…당국 종가관리로 존재감
월말 종가관리로 개입 확대 신호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외환당국이 개입 강도를 한층 높여 과도한 원화 약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연일 연고점을 위협하면서 상승세를 타는 달러-원 환율에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하면서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 당국, 종가 개입으로 환율 상승 속도에 '경고'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1,337.70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1,340원대로 상향 시도가 나왔지만, 반락 마감했다. 장중에 일본은행(BOJ)의 정책 동결로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뚜렷하던 때였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1,340원 진입은 실패했다.
외환당국으로 추정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물량이 꾸준하게 나오며 환율 상승세를 억눌렀다.
특히 장 마감 시간대까지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종가 관리가 이어졌다.
당국은 그동안 스무딩 개입으로 변동성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종가 관리는 변동성이 아닌 레벨 조정을 목표로 한다. 최근 3거래일 모두 환율 변동 폭은 5~6원대로 크지 않았다.
주요 통화보다 원화 절하가 누적되면서 환율은 연고점을 위협했다. 이에 당국이 직접 종가에 강하게 개입하면서 레벨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의 한 딜러는 "(전 거래일) 당국의 개입이 강했던 것 같다"며 "1,340원을 지키려는 것처럼 당국의 개입이 공격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가 배당 이슈 때문에 과도한 약세를 보인 측면이 있었다"며 "당국이 레벨 자체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나홀로 약세에 빨라진 당국의 대응 시계…시장 불안 선제 차단
최근 원화의 절하 속도는 가팔랐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번)에 따르면 연초 이후 원화는 달러 대비 5.47% 가치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유로는 2.89% 절상됐고, 엔화와 위안화는 각각 3.65%와 0.08% 절하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도 당국은 종가 개입을 통해 시장의 쏠림을 경계했다.
지난해 9월 당국은 환율이 1,370원대로 가파르게 오르자, 스무딩보다 종가 매도 규모를 키워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당시 환율은 수 거래일 만에 1,350원대와 60원대, 70원 선까지 거침없이 상승했다. 이후 당국은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지원책 등을 내놓으면서 수급 불균형 대책을 병행했다.
올해 당국의 대응은 더 빨라졌다. 환율 상단이 심리적으로 1,350원까지 열리기 시작하자 수급 안정화 조치를 신속하게 내놓았다.
당국은 국민연금과 신규로 외환스와프를 350억 달러 규모로 체결했다. 해외투자 달러 수요뿐만 아니라 환 헤지까지 사용 용도를 넓혀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작년보다 정책 대응 시계를 앞당기면서 다가오는 FOMC를 대비해 환율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더 길게 보면 지난 4월까지 7개월째 이어진 무역적자로 인한 환율 상승 국면이 올 하반기 수출 회복으로 해소될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시장의 시선이 위를 향하고 있어도, 고점을 돌파할 만큼 확실한 재료가 없어 되밀리고 있다"며 "FOMC라는 큰 이슈가 나오기 전에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을 생각하면서 거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은행권 불안, 미·중 갈등까지 원화 악재가 상당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금리 인상의 마지막 시그널을 쉽게 주진 않을 것 같다"며 "달러 강세를 역행하기엔 어렵다. 당국이 먼저 개입에 나서지만 속도 조절 이상의 의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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