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 금리역전 눈앞…한은 통화정책방향은
  • 일시 : 2023-05-02 14:30:34
  • 한-유럽 금리역전 눈앞…한은 통화정책방향은



    [https://youtu.be/5cTriOH9V8o]

    [앵커]

    Q. 한-유럽 기준금리 역전될 가능성?

    [기자]

    현지 시각으로 4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 등에서 다수 전문가가 0.25%P를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전망했습니다. 금리 인상 근거로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다소 잠잠해졌고 유럽 은행주 주가와 각종 자금조달 지표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이 거론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ECB의 기준금리는 3.50%로 같습니다. ECB가 예상대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베이비스텝이라 하더라도 한국과 유럽 간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역전됩니다. 시장에서는 0.50%P 인상 가능성도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빅스텝 가능성의 근거로는 노무라증권과 월스트리트저널 모두 유로존의 견고한 물가 상승률을 지목했습니다. 3월 ECB 회의 의사록에서도 '대다수 위원들이 50bp 금리 인상에 동의했다'는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Q. 한-미 간 정책금리도 역전되지 않았나?

    [기자]

    우리가 금리 인상은 먼저 시작했지만, 미국이 더 큰 보폭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작년 7월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기준금리가 뒤집혔습니다. 금리 차이도 점차 벌어지면서 현재 1.50% p에 달합니다. 이번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 기준으로 4일 새벽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나오는데 연준이 금리를 0.25%P만 올려도 한미 금리 차는 무려 1.75%P로 확대됩니다. 참고로 유럽 주요 국가 중에서 우리보다 기준금리가 높은 국가들을 찾아보니 잉글랜드은행이 우리보다 0.25%P 높은 상황이고 러시아와 폴란드, 헝가리 등 일부 국가가 포함됐습니다.



    [앵커]

    Q. 금리 역전 시 어떤 문제 야기될 수 있나?

    [기자]

    금리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채권시장이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금리가 높을수록 채권 가격이 낮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저가 매수가 가능합니다. 금리가 높은 만큼 기대되는 이자 수익도 상대적으로 더 큽니다. 유럽 금리가 우리 금리를 넘어서면 유럽채권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원화 채권 매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본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Q. 한-유럽 금리 역전돼도 아직 격차 작은 편 아닌가?

    [기자]

    0.25%P~0.50%P 차이로는 자본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시장 전문가의 견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유럽 물가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현재 물가 추이로 보면 ECB가 당분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3월 유로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7%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보다 상승 폭이 더 커진 것인데 물가가 당국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한국과 유럽 간 금리 역전 폭이 더 벌어지거나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그럴수록 원화 채권 매력은 더 떨어지고 자본유출 압력은 커지게 됩니다. 미국과도 금리 역전 초기에 자본 유출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말 그대로 우려에 그쳤습니다. 다만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도 장기화하고 심화하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점차 커진 바 있습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금리 역전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역전이 장기화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Q.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2월과 4월 금통위에서 연속으로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유럽 간 금리 역전을 앞두고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됩니다.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한국과 유럽 간 기준금리 상관관계는 낮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연합인포맥스가 분석한 지난 5년간 우리나라와 유럽 기준금리의 상관 계수는 0.82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대다수 시장 참가자는 유럽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따로 움직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을 이끄는 요인이 물가이기 때문에 물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됩니다. 국내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보입니다.



    [앵커]

    Q. 향후 통화정책 관련 당국 입장은?

    [이민재]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동안 기준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우리나라 대외 건전성이 나쁘지 않고, 또 달러-원 환율이 변동환율제도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역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금리 역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환율 이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고 해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쉽게 변경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Q. 자금시장 내 분위기는? 동요 있나?

    [기자]

    안 그래도 불안감이 확산한 상황에서 자금 유출 우려를 부추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외국인이 지난달 중 하루에만 국고채를 2조원이나 처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쇄적 이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물론 포트폴리오 조정 자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채권시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고서에도 주목했습니다. ADB는 신흥국의 중요한 자금 유출 요인으로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를 꼽았습니다. 유럽과 국내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워졌다는 평가입니다. 자산운용사 해외채권 운용역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유럽계 자금이 얼마나 많은지가 관건이다. 이미 들어와 있는 자금이 많을 경우에는 금리 역전 시 기존 자금을 빼서 스와프 차익을 시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이민재 기자)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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