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추가 금리 인상 고려 vs 통화정책 변곡점"(상보)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대체로 물가의 하향 안정을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표했다.
금융불안에 단기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로 대응하면서도, 통화정책은 물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위원은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등 금융불안 상황이 통화정책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면서 기조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물가의 확고한 안정을 위한 긴축 지속에 대부분 견해를 같이했다.
A위원은 "물가의 기조적 하향 안정을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된다"면서 "물가안정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에서 금융안정 리스크 역시 높아진 상황이므로 금융불안 요인의 전개상황을 확인해 가면서 신중히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라면서도 "향후 인플레이션 및 주요국 통화정책 추이를 보아가며 필요시 추가 금리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기준금리는 긴축적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장단기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금융상황의 긴축 정도를 약화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측면에서도 M2증가율, 실질 머니갭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평가해 보면, 현재 유동성 수준이 가계 및 기업의 경제활동을 크게 제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B금통위원은 "CPI는 지난해 큰 폭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당분간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저효과가 약해지는 하반기 이후 공공요금 인상, 비용상승의 2차 파급효과 등이 둔화세를 더디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근원물가는 높은 수준에서 상당한 지속성을 보인다"고 짚었다.
이 위원도 "물가가 목표를 상회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근원물가가 아직 경직적인 모습을 보여 인플레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점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 긴축기조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 둔화속도, 주요국 통화정책변화 등을 점검해 가면서 필요시에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위원도 "향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서 물가 측면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율의 하락 속도와 함께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향후 물가 상승률이 전망경로에 따라 하락하더라도 물가에 대한 대내외 충격의 지속성을 고려할 때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한은의 '중기적 시계' 2% 목표에 맞춰서 내려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SVB 사태에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만 미국의 근원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서 크게 낮아지지 않고 유로 지역에서는 오히려 계속 높아진다면서 "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인상 기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은 또 완화적인 통화정책 지속으로 자산버블이 커지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이 물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금융우위(financial dominance)' 상황이 초래되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위원은 금융안정과 물가안정간 상충 관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D금통위원은 "SVB 사태 이후 불안정성이 확대되었다가 적극적인 정책대응으로 진정되긴 하였지만 취약성이 여전히 잠재되어 있어 통화정책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 상충관계가 점차 더 예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는 전망경로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비용상승압력 누적 등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 등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물가 둔화 흐름이 제약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따라 "향후 성장 및 물가 경로,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신중한 견해를 표했다.
E금통위원도 앞으로도 물가흐름을 중심으로 경제상황을 점검해 나가되 경기와 금융안정 측면의 여건변화를 균형 있게 살펴보면서 추가인상 필요성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위원은 최근 나타난 금융불안이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위원은 "최근 미국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금융기관들 또한 위험 회피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신용위축과 불안정한 금융여건은 정책금리 인상을 대체하는 효과를 통해 총수요를 추가로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에따라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국내외 금융안정 상황 및 실물경제 상황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또 "통화정책의 시차는 길고 가변적이어서 때로는 그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안정시키려는 의도의 추가 긴축은 경기를 과도하게 위축시키고 금융불안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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