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가 '韓과 비슷하다'던 RBA 깜짝 인상…혹시 한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던 호주중앙은행(RBA)이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RBA는 전날인 2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시장의 동결 예상을 완전히 비껴갔다. RBA의 깜짝 결정에 발표 직후 호주달러-달러는 0.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RBA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가 "호주와 한은이 비슷한 생각"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1일 열린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호주·뉴질랜드와 한국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만나서 말하는데 놀랐다. 한은은 호주와 비슷한 생각"이라면서 "호주는 '금리를 지금까지 많이 올렸으니 물가 하락 속도를 보고 결정하겠다. 다만 더 올릴 수 있다'는 식이고, 뉴질랜드는 선제적으로 물가에 대응해 추후 물가 상승에 대한 비용을 줄이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가계부채도 호주가 GDP 대비 115%, 뉴질랜드는 95%인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면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사례를 보면) 각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각기 다른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도,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여전히 최종 금리를 3.75%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BA의 이번 금리 인상 결정 성명문에도 이 총재의 당시 발언과 유사한 대목이 담겼다.
먼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높다는 점이 강조됐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성명문에서 "호주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지났지만, (현재의 물가 상승률인) 7%는 여전히 높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굳어지면 나중에 그것을 줄이는 것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현재의 전망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되는 것"이라면서 "아직 물가 안정될 것으로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률을 강조했다는 점도 RBA와 한은 양 총재 발언의 공통 분모다.
로우 총재는 전날 성명문에서 "상품 가격 인플레이션은 분명히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가격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매우 높고 광범위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물가가 다른 물가에 비해 둔화 속도가 느리다.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근원 물가가 일반 물가보다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전날 발표된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개인 서비스 부문은 6.1%에 달하는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RBA의 통화정책 결정이 통상 한국에 선행한다는 점도 RBA 결정에 대한 우려를 가중한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RBA의 금리 인상은 한국과 같이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내수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무리한 결정"이라면서도 "RBA의 통화정책이 한국 등 글로벌 통화정책 결정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한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호주의 절대적인 물가 상승률이 한국보다 크게 높다는 점에서 한은이 RBA의 행보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호주의 물가 상승률은 한국처럼 월 단위가 아닌 분기 단위로 나오는데 1분기 기준 여전히 7%대에 달한다"면서 "물가가 둔화되고 있는 점은 양국이 비슷한 것이 사실이지만 물가 상승률이 3~4%대에 불과한 한국 상황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전일 채권시장 반응도 호주 국채 금리 상승에 비해 한국 국채 금리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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