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위원 발언 분석-①] 은행 위기에도 매파는 흔들리지 않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이석훈 연구원 = 지난 3월 중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이 파산하면서 은행권 위기 경보음이 울렸음에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매파 성향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연합인포맥스가 3월 21~22일 FOMC 이후 나온 위원들의 발언을 분석해본 결과, 매파 수위의 스펙트럼은 더 다양해졌으나, 매파적 발언의 강도는 크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부 위원들이 매파의 수위를 낮추기는 했지만, 높은 강도의 발언 빈도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 매파지수는 어떻게 산출하나
FOMC 위원들이 얼마나 매파적인지 판단하기 위해 챗GPT-4에 알고리즘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챗GPT-4는 각 FOMC 위원의 발언에 대해 감성지수를 계산하거나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단어의 빈도를 계산함으로써 그들이 얼마나 매파적인지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베이더(vader)에 기반한 분석용 코드를 제시했다. 이 알고리즘은 종합감성지수가 높을수록 매파적이라고 분류한다. FOMC 위원 대부분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 펀더멘털을 강조하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고, 발언의 많은 부분을 높은 인플레이션의 문제점보다는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요소들로 채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위원이 이런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고, 이런 경향을 가진 위원이라도 매번 동일한 방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단어의 빈도수를 계산함으로써 챗GPT-4가 제시한 알고리즘을 보완했다.
이렇게 종합감성지수와 단어 사용 빈도를 종합한 매파지수는 -4에서 4까지의 정수값을 갖는데, 클수록 매파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알고리즘을 보완했음에도 시장에 해석하는 것과 실제 발언을 통해 느껴지는 매파적 수위는 달라질 수 있고, 각각의 발언만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어 위원 한명의 전반적인 성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 압도적 매파 우위…3월 FOMC 이후 변화 감지
3월 FOMC 회의 때에는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을 바로 앞두고 SVB와 시그니처 은행이 파산하면서 은행권 신용 경색 우려가 급격하게 확산했었다.
이 때문에 3월 FOMC 회의 이전에 나온 발언에는 은행권 우려가 반영되지 않았다. 위원들의 발언 수위는 대체로 2에 수렴했다. 중립적이면 0, 조금 매파적이면 1, 매파적이면 2, 매우 매파적이면 3으로 분류한다.
연준의 선봉장인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먼저 살펴보면 그는 매파지수는 2→1→2→3으로 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2월 1일 FOMC가 끝나고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의 시작'을 언급했지만, 3월 FOMC 회의 이후에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매파 수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그는 2월 1일 FOMC 이후 "재화 인플레이션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처음으로 말할 수 있지만 주택 서비스 부문은 다르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적절한 수준으로 긴축하려면 '두어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다.
은행권 위기에도 파월 의장의 발언이 더 매파적으로 바뀐 점은 흥미롭다.
3월 FOMC에서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으며 파월 의장은 은행들의 유동성 흐름이 안정화됐다면서 금리 인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회견 중반에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못 박았고,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져 일부 추가 긴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위기 이후 일부에서는 매파적 수위를 다소 낮췄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대체로 중립적 발언을 유지했다.
굴스비 총재의 발언은 누가 봐도 비둘기파에 가깝다. 그는 지난달 11일 발언에서 "금융 불안이 신용을 긴축시키고 실물 경제에 충격을 미칠 수 있다. 위기로 진화하지 않더라도 이 때문에 신중함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2개 은행이 파산하면서 대출이 축소돼 침체가 촉발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고용시장에는 더 나쁘다고 언급했다.
3월 FOMC 전후로 굴스비 총재의 매파지수는 2에서 0으로 낮아졌고,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달 11일 발언의 매파지수는 0으로 평가됐다.

◇ 중립에 가까워지는 불러드…가장 매파는 메스터 총재
지난해 연준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꼽혔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발언은 최근 몇개월 사이 중립적이거나 다소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눈길을 끈다.
불러드 총재의 매파지수는 대체로 1 수준에 수렴했다.
그는 지난 2월 24일 발언에서는 현재 미국 상황은 신뢰할 수 있는 디스인플레이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해 매파지수는 0으로 평가됐다. 3월 FOMC 이후 발언에서의 매파지수는 조금 매파적인 1에 그쳤다.
그는 금융여건이 타이트해지고 선제적 연준 정책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시켜 올해 디스인플레이션 전망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난달 6일 발언을 통해 언급했다. 3월 28일 발언에서는 통화정책과 관련한 특별한 언급이 없어 매파지수는 0으로 나왔다.
다만 지난달 18일 발언에서 2개 은행 파산의 충격이 크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긴축 사이클을 가을까지 끌고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점은 주목할만하다. 매파지수는 1로 낮게 평가됐지만, 불러드 발언은 실제로는 상당히 매파적이어서 알고리즘 분석의 한계를 나타냈다.
그는 긴축 사이클이 결승선 부근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정책금리가 50bp 더 올라 5.5~5.75% 수준으로 올라야 한다고 발언했다. 불러드는 매파나 비둘기파의 성향보다는 '지표 의존적' 성향이 가장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매파지수가 대체로 3을 유지하면서 가장 매파로 평가되는 인사는 리사 쿡 이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이다.
메스터와 달리 쿡과 하커에 대해서 금융시장에서는 중립에 더 가깝다고 봤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매우 매파적인 것으로 나왔다.
쿡의 발언을 실제로 살펴본 결과 중립적인 느낌이 강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울퉁불퉁한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통화정책은 제약적 영역에 진입했고, 실질금리는 플러스라고 설명했다. 쿡 이사의 발언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 표현이 많이 나온 것이 매파지수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커 총재의 발언을 보면 매우 매파적이라기보다 다소 매파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여지가 엄청나다.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하다"면서 이중 책무의 두 개의 기둥을 지지하기 충분할 정도로 제약적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smjeo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