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보다 불안한 나라…CDS 시장, '美 디폴트'에 베팅하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시장이 어느 때보다 미국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이 가장 심각한 위기로 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498)에 따르면 2일 기준 미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2.8bp 오른 73.71bp를 나타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초순의 100.25를 제외하고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 3월말 한국을 넘어선 데 이어 전일 중국(72.76bp)마저 역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CDS 프리미엄이 역전된 것은 2000년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CDS는 금융기관 등 채권 투자자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가 나더라도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3의 기관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는 제3의 기관에 CDS 프리미엄(보험료)을 내는 대신 해당 채권이 부도가 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금처럼 미국의 국가 CDS 프리미엄이 치솟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미국의 부도 가능성을 크게 보는 데 따라 지불해야 할 보험료가 급등했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도 위험성이 중국을 뛰어넘는 초유의 일이 CDS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를 둘러싼 문제는 지난 2011년과 2013년, 2018년에도 각각 불거진 바 있다. CDS 프리미엄이 보여주듯 이번에는 그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지불 중단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 정치권의 양극화가 너무 극심해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제때 부채 한도 협상을 타결할 것이란 기대가 희박하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월 미국의 부채가 법정 한도에 도달하자 자체 자금을 활용하는 등 특별 조치를 통해 디폴트를 회피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부채 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당초 예상인 7월보다 이른 6월 1일 디폴트 가능성을 적시하며 "6월초에는 모든 정부 지급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최선의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CDS라는 파생상품 시장 특유의 투기 성향도 작용했다. 시장 변동성을 활용하면 미국이 실제로 채무불이행에 빠질 경우 장기 미국 채권의 최저 가격을 이용해 계약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CDS 계약은 구매자가 기본 자산으로 여러 채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구매자는 일반적으로 수익 극대화를 위해 최저가의 채권을 선택한다.
최근 일부 미국 국채의 가격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속에 달러당 60센트 이하까지 떨어져 투자 유인이 충분한 상태다.
다만, 현실적으로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전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은 정부 부채에 대해 신뢰를 깨트린 경우가 거의 없었고, 이 나라의 신용도는 세계 금융시스템의 기둥이기도 하다.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이기도 하다.
CDS 결제 과정의 특이성을 고려할 때 미국이 부채 상환 시기를 잠시 놓치더라도 CDS가 실제 지불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한 시장 참가자는 "미국 CDS 프리미엄의 급등을 디폴트 가능성의 급등으로 바로 연결 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현재 벼랑 끝 전술에만 의존하는 미국의 정치 환경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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