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목표보다 높다면 정책 전환 일러…나중에 생각"(종합)
(송도=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높다면 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의 거버넌스 세미나에 패널 토론자로 나서 "아시아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은 국가들이 있다"며 "언제 정책을 전환할지 말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많이 높은 상태라면 이를 조정해 나중에 전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의 경우 4월 물가상승률이 3.7%로 낮아졌지만 근원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다고 소개했다.
그는 "선진국의 긴축정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장 기대보다 고금리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추가 긴축에 따라 외환 압박과 자본유출의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작년보다는 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75bp씩 인상했던 작년과는 선진국 긴축정책의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동시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예금이 더 이상 안정적인 자금 조달원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SVB 사태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면 훨씬 더 상황이 악화했을 것이라며 미국 당국이 잘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최근 다른 은행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은 훨씬 더 안정적이다. 현재 방향성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디지털 은행이 더 잘 발달해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의 예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규제 틀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비은행권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숙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고, 채권 만기 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금리 상승이 증권이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은행권의 위기를 겪은 선진국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완화정책을 지속하는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다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통화·재정 정책에 많이 의존해 경제를 개혁했다"며 "그런데 우리는 이를 일시적으로 이용하더라도 성장률에 대한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선진국 사례에서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부채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이 총재는 "부채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마도 거시정책의 운영, 그리고 미시 정책의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부채 구조의 재조정이 필요한 경우 고통을 감수해야 하며 일부 정치적 손실이 있더라고 개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가의 주인의식이 중요하다며 주인의식이 있는 국가들이 재출발할 수 있도록 부채의 탕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한국의 성공 경험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총재는 ▲낮은 부패 수준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 ▲초기의 자본통제 ▲유능한 공무원 등의 요인을 꼽았다.
그는 "과거 한국 정부는 자본유출에 대해 다소 엄격히 관리했고, 그것이 저축분을 활용한 인프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다자주의 기관으로부터 지원이 있었고 부패가 적었기 때문에 현명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결제 시스템 등 아시아 지역의 금융 통합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은 실물 경제와 무역 부분이 상당히 잘 통합돼 있지만 금융 서비스 부분은 아직 잘 통합돼 있지 않다"며 "아시아의 금융 통합이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거버너 세미나(Governors' Seminar)'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https://newsimage.einfomax.co.kr/PYH2023050316430001300_P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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