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연준 금리인상 중단 시사
[https://youtu.be/b9Syx32cJRg]
[앵커]
오늘 새벽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죠.
[기자]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 0.25%포인트 또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은 5%에서 5.25%로 올랐고요. 이는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 40년 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이를 위해 지난해 4차례 0.7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어느 정도 나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물가가 잡히지 않자 올해도 긴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크레디트스위스 유동성 위기 등으로 금융 시스템 우려가 불거졌잖아요. 이에 속도 조절 이야기가 나왔으나, 연준은 금리를 이번에 또 올려 인플레이션 잡기라는 목표를 고수했습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5% 오르고, 근원 CPI도 5.6% 상승해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만큼 이번 긴축이 정당화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연준이 이번에는 기존과 다른 점이 있는데요. 추가적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이라는 성명을 삭제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이 때문에 FOMC 성명 자체는 비둘기적으로 받아들이는 반응이 시장에서는 많았습니다.
[앵커]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이전만큼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에 또 메시지를 던졌다고요.
[기자]
이게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고 하면, 다음에는 동결하겠다 이렇게 시원하게 이야기하면 좋은데 파월 의장이 여지를 남겨뒀죠.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동결에 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며 "더욱 제약적 통화정책이 맞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필요하다면 추가 인상도 할 수 있다고 이렇게 이야기한 것인데요. 약간의 모호성을 남겨놓아, 연준이 스스로 행동을 제약하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메시지 하나는 있었습니다. 금리 인하는 안 한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고 못을 박아. 연내 금리 인하 전환 가능성 자체를 일축했습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했고요. 또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노동시장 상황이 좀 더 약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더욱 나빠지는 것을 봐야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고 했고요. 이에 미국 증시는 하락했으나, 미국 국채 가격은 향후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뭔가 연준이 어르고 달래고 하는 느낌이 강한 것 같은데요. 시장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미국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FOMC 성명을 종합해 봤을 때 연준의 추가적 통화 긴축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발신했다고 봤고요. 그래도 금리 인하는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하 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관측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왜냐면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인데요.
월가의 한 시장 참가자는 연준이 신용 긴축이 경제 활동과 고용에 줄 부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날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어요. 또 다른 참가자는 시장 전반에 여전히 상당한 변동성을 예상한다면서 우리는 경제가 둔화하는 것을 알고 있고, 앞으로의 논쟁은 침체의 정도가 어느 정도냐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오늘 국제 유가는 급락세를 이어갔으나, 안전자산인 금값은 이틀 연속 오르기도 했습니다. WTI는 배럴당 70달러 선을 내줬는데요. 이는 올해 3월 20일 이후 최저가 마감입니다.
또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태로 추락하다 장중 반등하는 듯했던 미국의 다른 지역은행 주가도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연준은 은행권 사태로 인한 신용 긴축이 고용과 경제, 인플레이션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고요.
[앵커]
연준이 일단 금리를 올리기는 했어요. 그러면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에 주목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는 이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라고요.
[기자]
당장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올렸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이달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에 맞춰 기준금리를 결정해야겠죠. 이달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인 만큼 경제 상황을 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올리면서,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은 역대 최대가 됐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로, 미국 기준금리 상단 5.25%와 비교해서 1.75%포인트 차이가 나게 됩니다.
유례가 없는 금리 인상기였던 2000년 5월과 10월 사이에도 1.5%포인트 차이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이에 한은도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할지 고심하게 됐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한은은 반복적으로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는 했는데요.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금리가 높다는 것은 미국에 투자했을 때 우리나라보다 값을 더 쳐준다는 이야기잖아요. 이러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투자할 유인이 적어지고, 미국으로 유동성이 빠져나갑니다. 일반적으로 자본 유출을 유발하고, 우리나라 외환 시장에서 달러가 빠져나가게 되면서 달러가 시장에서 부족해지는 것이죠. 또 글로벌 신용위험에 따라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전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었잖아요. 역대 최대 금리차를 놔두기는 한은이 부담이 큽니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초에는 1천200원대 초반까지 낮아졌으나, 금리 인상을 계기로 1천300원대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최근에는 '킹달러'에 대한 인식이 다시금 강화하고 있고요. 우리나라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또 금리를 올리기에는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금융 불안과 부동산, 가계부채 등이 여전히 뇌관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금융 불안 심리가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SVB 사태나 CS 유동성 위기도 금리 문제였잖아요.
[앵커]
한은도 이번 연준의 결정에 따라 고심이 커지겠는데요.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에 따른 원화 약세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전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망을 고려할 때 원화 약세 압력은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직은 괜찮다고는 본 것이죠. 또 이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주요 선진국이 예전처럼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늘 연준이 내놓은 결과와 일치하는 전망이었네요. 이 총재는 4월 이후 배당 이슈가 지나면 환율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대답했고, 통화스와프도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나섰습니다. 또 금리 인하로의 통화정책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밝혔는데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말해 파월 의장과 뜻을 같이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정책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3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2%로, 작년 3월 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는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반면 이 총재가 '한은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던 호주중앙은행이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호주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이 지났으나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으며, 서비스 물가가 다른 물가에 비해 둔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이달 한은의 결정이 주목됩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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