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LCR 규제 단계적 정상화 밟나…美 은행발 위기 '변수'
  • 일시 : 2023-05-10 08:36:41
  • 은행 LCR 규제 단계적 정상화 밟나…美 은행발 위기 '변수'

    금융당국, 유예조치 정상화 여부 의견수렴 절차 착수

    은행들 체력 충분해…분기별 2.5%p씩 상향 조정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이수용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6월 말 종료하고 단계적 정상화에 나선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 자금담당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10월 이후 이뤄진 한시적 시장 안정화 조치의 연장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당시 채권시장 경색에 대응하기 위해 LCR 정상화 유예, 예대율 한시적 완화, 원화 유동성비율 규제 10%포인트(p) 한시적 완화 등 유동성 규제를 완화하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위는 일부 대책의 만료 기한을 한 달여 앞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대내외 금융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 각종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를 올해 6월까지 일괄 연장했다.

    유예 기간 만료가 내달로 다가오면서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로선 은행 LCR의 경우 단계적 정상화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LCR은 향후 한 달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 유동성 자산 비율이다. 금융위기 등이 터졌을 때 한번에 뭉칫돈이 빠져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규제다.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때 은행 통합 LCR을 기존 100%에서 85%로 낮췄다가 지난해 7월부터 단계적 정상화에 나섰다.

    원래 지난해 12월 말까지 92.5%로 조정할 예정이었는데, 오는 6월 말까지 92.5%를 유지하기로 한 상태다.

    이를 분기마다 95%, 97.5%, 100%로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정상화 기조에 맞춰 충분한 흡수 능력을 갖춰놓은 터라 한시적 시장안정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더라도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작년 말 기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LCR은 각각 98.91%, 99.74%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도 각각 100.99%, 102.40%, 117.46%로 이미 완화 조치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에 LCR 지표를 공개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경우 133.19%와 103%에 달했다.

    한 은행권 자금 담당자는 "LCR 정상화는 이미 예정됐던 것으로 내부적으로 비율을 맞춰놓은 상태"라며 "작년처럼 자금시장 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한 LCR 완화 기준이 중요하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지난해보다 자금조달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은행채도 차환 발행만 하는 상황이라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고, 당국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은행들의 대응 능력이 충분한 만큼 추가 연장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미국·유럽 은행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데 예의주시하고 있다.

    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미국 시그니처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붕괴 등으로 미국 내 신용경색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토스뱅크 유동설 위기설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소문이 나도는 등 순식간에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기도 했다.

    특히 LCR 비율은 은행들의 채권 발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만큼 금융당국은 규제 정상화에 따른 영향 등을 면밀히 사전 점검하고 있다.

    LCR을 단기 자금으로 산출하는 만큼 당장 지표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향후 은행들이 정상화된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예금과 은행채를 본격적으로 늘릴 경우 지난해 하반기처럼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 기준을 만기의 125%까지 늘렸지만, 여전히 자금시장 상황을 경계하면서 차환성 이외 은행채 발행은 자제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 담당 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멈췄고 대출 자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이어서 은행채를 대거 순 발행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자금 시장이 타이트해지는 움직이는 만큼 당국의 규제 정상화 등과 맞물려 발행 계획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달 중순에는 금융규제 유예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은행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결정하되,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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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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