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1년] 원화 급락 파고 속 외환시장 선진화 첫발
[※편집자 주 :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년간 서울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물가 급등의 파고를 맞아 채권금리와 달러-원 환율이 대폭 뛰어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한민국 경제는 이전보다 높은 금리, 높은 환율에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2건의 기사를 통해 지난 변화를 정리하고, 앞으로 시장과 경제 방향성에 대한 실마리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요빈 기자 = 출범 1주년을 맞는 윤석열 정부는 출범부터 심상치 않은 외환시장 여건과 직면했고, 여전히 원화의 가파른 절하를 막기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시장 관리 중 한 차례 미뤄지기도 했지만, 정부는 외환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첫발도 내디뎠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9일 향후 안정적 시장은 운영은 물론 외환시장 선진화 추진 과정에서도 현장의 목소리에 한층 더 귀 기울이는 정부의 노력을 당부했다.
◇尹 첫 행보가 '환시 안정'…다양한 수급책으로 위기 돌파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0일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다급한 외환시장 상황과 직면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달러-원 환율이 1,250원 선도 넘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구간을 향해 치솟던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취임 이후 첫 대외 공개회의를 국제금융센터에서 외환 등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로 장식했다. 대통령이 국제금융센터를 찾은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당시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링룸 현장에서 회의를 여는 방안도 고려됐을 정도로 외환시장 안정에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두 차례 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며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외환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달러-원은 결국 지난해 10월 말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은 1,444.2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외환시장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을 내놓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FX) 스와프,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조선업체 선물환 거래 지원 등의 수급 안정 대책이 나오면서 달러-원은 연말께부터 하향 안정됐다.
백미는 미국 물가 지표가 둔화한 때를 맞춰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면연금의 환헤지 정책 변경 방침을 직접 발표하면서 달러-원이 하루 약 60원 급락한 지난해 11월 11일이었다.
달러-원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올해 초 1,22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다만 2월 이후에는 지속되는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서는 등 여전히 불안정하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작년 고점 대비해 환율이 안정된 점은 성과로 볼 수 있지만, 올해들어도 원화가 크게 절하되는 동안 정책당국에서 명확한 메시지와 대응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환시 선진화 첫발…섬세한 진행 요청
이번 정부 들어 외환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원화 절하보다는 환시 선진화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를 예고했지만, 달러-원이 급속도로 불안해지자 다소 미뤘다. 결국 지난 2월 선진화 방안이 공식 발표됐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외환시장의 거래 시간이 오전 09시부터 다음 날 오전 02시까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글로벌 표준이 되는 이른바 '런던 픽싱' 시간대에 달러-원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외환 관련 편의성을 배가할 수 있다.
또 국내에 지점이 없는 해외 금융기관도 일정 자격을 갖추고 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국내 현물환 및 외환(FX) 스와프 시장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달러-원 거래를 국내의 외국환기관으로 한정했던 빗장이 열리는 셈이다.
외환시장의 선진화는 2000년대 중반에도 추진되다가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유야무야된 바 있다. 외환위기의 트라우마에 금융위기 경험도 더해지면서, 이후에는 외환시장의 변화는 시도조차 없었다.
닫힌 시장은 그동안 큰 위기 없이 유지되긴 했지만, 선진 외환시장의 거래 인프라 및 기법이 날로 발전하는 사이에도 우리 시장은 '우물 안 개구리'로 머물렀다.
원화의 국제적인 거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는 데 대부분의 외환시장 전문가는 동의한다.
다만 국내의 시장 참가자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섬세한 실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전자거래 등에서 국내 기관의 경쟁력이 아직 미흡한 것이 현실인 만큼 이들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상호 소통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딜러는 "선진화는 불가피한 조치지만 적절하게 준비 절차가 잘 되고 있는지 회의적인 부분도 있다"면서 "시간이 남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등에서는 아직 부족한 게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 소통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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