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P 글로벌 "한국, 다른 고소득국가 능가한다"
"생산성 개선 못하면 아웃퍼폼 어려워"
"한국 순부채 수준은 고소득국 대비 낮아"
"북한 안보 위협이 신용등급 최대 변수"
[https://youtu.be/OWwiMVIvBP8]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과거보다 느리게 성장하는 한국 경제가 다른 고소득 국가보다는 여전히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전망했습니다. 킴 엥 탄 S&P글로벌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평가팀 상무가 지난 3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가진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예상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이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가운데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장이 과거처럼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는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이 생산성을 개선해내지 못한다면 고소득국가 중에서 더는 아웃퍼폼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의 부채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경우는 정부가 가진 금융자산이 많습니다"라며 "총부채에서 유동자산을 뺀다면 한국 정부의 순부채 수준은 다른 고소득국가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같은 공기업의 부채를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서는 "AA 등급을 뒷받침하는 금융, 경제, 재정지표는 매우 탄탄합니다"라며 "등급을 낮추게 할 주요 이유는 심각한 지정학적 불안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과 관련된 안보 위협이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가장 큰 변수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첫 번째 질문입니다. 올해 한국이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예전보다 낮은 숫자라면 왜 하향 조정을 했나요.
▲저희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 경제가 올해 1.1% 성장할 것으로 보고요. 예전에는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향 조정한 것은 3월 말이었습니다. 작년 말 마지막 예측 이후의 외부 요인을 크게 반영했습니다. 세계 경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둔화했습니다. 한국의 수출은 물론이고 수출 관련 투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에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산업 부진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네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인가요?
▲우선 국내적으로 중대하거나 명백한 위험이 많지는 않습니다. 부동산과 가계 부채에서 문제가 나타나는데요. 이러한 문제 그 자체가 경제를 현재 예상보다 둔화시키는 원인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경제 전망에 대한 주요 리스크는 세계 경제가 어떤 이유로든 현재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거나 유럽의 상황이 악화하여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중국의 경기 반등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주춤거리거나 느리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경제의 제조업 중심지이기 때문에 세계 수요가 중요하죠. 경제적 요인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지정학에 관해서 묻고 싶습니다. 미중 긴장과 북한의 미사일 위협,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해칠까요?
▲글쎄요, 한국의 펀더멘털을 실질적으로 악화시키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장에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째, 미중 긴장으로 인한 무역 및 투자 제재에서 발생하는 제약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수출, 그리고 경제 성장에 문제 되는 점이죠. 두 번째로 제재는 한국의 주요 수출업 자체에 매우 직접적입니다. 중국에서 자유롭게 판매하거나 투자할 수 없습니다. 한편 유럽은 보조금을 주고 있고,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중국도 이러한 제재 때문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첫째, 시장이 더 적게 성장할 것이고, 둘째, 더 많은 경쟁을 할 것이고, 셋째, 매우 부유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경쟁업체들에 맞서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게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이 한국의 신용 등급에 영향을 미칠 만큼 아주 나쁘지는 않죠?
▲네 결국 중요한 것은 한국이 다른 고소득 국가와 비교해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한국의 성장을 저해할 요인들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더 많은 문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과거보다 느리게 성장하더라도 여전히 모든 고소득국가 중에서 아웃퍼폼할 것입니다.
-낙관적인 견해군요. 한국 사람들은 훨씬 비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노동,연금,교육 등 여러 구조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구 문제와 생산성 문제가 경제를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국이 이러한 부분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어떤 대가가 있을까요?
▲첫째로 한국이 앞으로 다른 고소득 국가를 계속 능가할 것으로 보지만, 과거에 비하면 (성장이) 훨씬 느릴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인 입장에서 낙관적인 시각이 그리 강하지 않고 소득성장률도 높지 않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로, 어느 나라든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적응을 하려면 개혁을 통해서 변화해야 합니다. 그러면 장래에도 민첩할 수 있고, 비교적 좋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훨씬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이 한국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가운데 말씀하신 대로 한국에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장이 과거처럼 강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내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DSR이 악화했고 경제를 짓누를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고령화가 빠른 나라 중 하나입니다. 평균연령이 매우 높지는 않지만 가까운 장래에 빠르게 나빠질 것입니다. 생산성 개선을 위한 경제구조 변화가 더는 없다면 경제가 침체할 수 있습니다. 노동력이 되는 인구가 갈수록 적어지기 때문이죠. 은퇴 연령인 사람 중 상당수가 노동을 이어간다고 가정해도 고령 노동자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들의 생산성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겁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이 다른 고소득국가와 같아질 리스크가 더 커지는 겁니다. 다시 말해 한국이 더는 아웃퍼폼하지 못하는 거죠.
-부채 이야기를 해보죠. 한국의 국가부채가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기자들은 국가 부채와 경제에 가해질 위협, 미래 세대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부채 수준이 피어그룹의 수준보다 정말 높나요?
▲우선 부채를 먼저 정의해야 할 것 같네요. 대부분은 정부 부채가 매우 높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정부의 총부채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례 없던 수준에 도달하고 있어 약간의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가 부채를 가졌다고, 많은 자산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정부가 가진 금융자산이 많습니다. 연금제도, 사회보장제도, 금융자산 투자를 통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부채에서 유동자산을 뺀다면 한국 정부의 순부채 수준은 다른 고소득국가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한국 정부의 부채 수준이 과도하게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부 부채와는 별개로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부채는 있습니다. 경기가 둔화할 경우에 말이죠.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같은 기업의 부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들 공기업은 정부 정책을 일부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뉴스에 많이 나왔죠. 전기요금을 필요한 만큼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부채를 늘렸습니다.
이들 공기업의 부채 수준은 GDP 대비로 2019년 전과 달리 증가해왔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정부가 부채 일부를 상환해주거나 재무 상황을 개선해주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우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덜 타이트한 시기에는 정부가 GDP 대비 부채 수준을 낮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이번 경제 다운사이클 이후에 같은 일을 반복해낼 것입니다.
-네, 아까 가계부채에 대해서 언급하셨는데요. 가계부채가 높으면 가계소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소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높은 가계부채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하고요. 어떤 입장이신가요?
▲높은 가계부채를 약점으로 보지만, 경제 침체나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금융규제 당국과 한국 정부가 수년간 가계부채와 은행권 안정성을 매우 경계해왔기 때문입니다. 가계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꽤 엄격합니다.
부채의 질이나 안정성도 정상적인 경제 시나리오 하에서는 꽤 좋습니다. 경제성장이 둔화하거나 침체가 오더라도 가계대출이 그 자체로 금융위기의 트리거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들 대출의 크레딧 퀄리티가 꽤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대외충격으로부터 타격을 받고 크게 둔화하면서 많은 실업자가 발생하고 고물가 고금리로 악화할 경우에 높은 가계부채는 경제금융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가계부채에는 이러한 리스크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현재 'AA/안정적'입니다. 등급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상황일까요?
▲한국의 AA 등급을 뒷받침하는 금융, 경제, 재정지표는 매우 탄탄합니다. 일부 약점과 악화가 있지만 이러한 것들 자체가 등급을 내리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우리로 하여금 등급을 낮추게 할 주요 이유는 심각한 지정학적 불안입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서 말이죠. 우리는 이것을 향후 1~2년 안에 등급을 낮추게 할 주요 가능성으로 봅니다.
ytseo@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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