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호' 수출로 위기극복 강조한 尹대통령…돌파구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지난해 시작된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2년 차로 접어든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처한 위기 상황을 수출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이 당장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정부 관계자 및 국민의힘 지도부와 취임 1주년을 맞아 함께한 오찬에서 "2년 차 국정은 경제와 민생 위기를 살피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외교의 중심도 경제에 두고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이 돌파구라고 거듭 밝혀 온 윤 대통령은 부존자원이 적고 시장이 작기 때문에 수출이 살아나야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생중계로 진행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지난 1년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다. 앞으로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수출 확대와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뛸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는 성격의 자리였던 만큼 수출 증진을 위해 정부 역량을 모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제는 현재 수출이 이례적인 부진을 이어가는 점이다.
수출은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수출 감소 흐름이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째 줄었고 감소폭은 41%로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최악이었던 지난 1월의 125억2천만달러 적자에서 개선돼 지난 4월 26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나, 14개월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이는 1995년 1월부터 29개월 연속 적자를 본 이후 가장 긴 적자 흐름이다.
지난 10일까지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294억1천200만달러인데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달러)의 61.5%에 해당하는 수치다.
글로벌 경기 부진 속에 지역별로는 중국, 품목별로는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가파르게 줄어든 결과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상승 흐름을 보여 무역적자에서 벗어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수출액이 6천836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수출액 감소를 예상하는 등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 정부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와 반도체 경기 개선 등을 기대하며 경제와 수출 모두 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대처럼 수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예상보다 개선 흐름은 더딜 수도 있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반도체 업황이 회복돼도 인상적인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가 나아지면 반도체 수요도 회복될 수 있어 하반기 수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것 같다.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중국 관련 수요는 예전만큼 회복되지 못할 것 같다"며 "중국이 좋아질 때 우리나라가 수혜를 온전히 받는 그림은 점점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화장품 등 분야에서 엿보이듯 중국이 우리 제품이나 중간재를 과거처럼 활용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수입했던 것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대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수출을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한 만큼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수출 회복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출전략회의를 통해 수출 산업을 지원할 방안을 찾고, 정상 외교를 통해 직접, 또는 경제 사절단과의 해외 동행을 통해 수출을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그간 내놓은 대책들은 장기적으로 수출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당장 수출에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출은 역외 수요와 수출 상품의 가격 등에 크게 좌우되므로 정부의 대책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또 현 정부가 펼치고 있는 미국 등 우방국 중심의 외교가 수출 회복에 결코 이롭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과의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강화 등 경제 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치중하는 만큼 중국 경제의 회복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생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부가 미국 쪽에 줄을 대고 있는데 중국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은 리스크"라며 "미국의 반도체과학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정부가 (수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포인트인데 아직 성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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