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X-date' 임박…세가지 시나리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재무부가 설정한 디폴트 시기인 'X-date'(X-데이트)가 이르면 내달 1일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협상이 타결돼 부채한도가 상향될지 아니면 미국이 실제로 디폴트에 이르러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미국 부채한도와 관련해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 'X-date' 직전 협상 타결
첫 번째 시나리오는 X-date 직전에 협상이 타결되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은 16일(현지시간)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의 대가로 큰 폭의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해결의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 인준을 얻는 것과 관련해 당내 기반이 약한 매카시가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하원 공화당의 강경보수파들은 바이든의 핵심 정책인 기후변화 기금과 학자금 대출 탕감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이나 여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안이다.
16일 협상에서 양측이 타협하지 못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으며, 협상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부채상한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방안도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 'X-date' 통과 후 협상 타결
두 번째 시나리오는 X-date를 지난 이후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다. X-date를 지나면 금융시장은 디폴트 위험을 본격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식시장은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위험 허용 수준이 낮아지면서 매도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월가도 사태의 영향이 어디까지 파급될지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한 매체에서 현재 주 1회 열리는 워룸(전시상황실) 개최 빈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협상을 지속할 시간을 벌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미 국채 원리금 지급을 사회보장비 등의 지급보다 우위에 둘 가능성도 있다. 눈에 띄는 디폴트는 피할지 모르지만, 경기에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내용의 수정헌법 14조를 토대로 의회 합의 없이 부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부상하고 있다. 다만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실행되면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 협상 결렬로 디폴트 발생
정부의 긴급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협상을 위한 일정 시간을 벌어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결국 미 국채 원리금이 지급되지 못하면 디폴트가 발생하게 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경우 미국에 대한 신뢰도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과거 발생한 정부 폐쇄(행정 서비스 일부 정지)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에서도 한층 더 심한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부채한도 문제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던 지난 2011년에는 X-date였던 8월2일 당일 한도 상향이 타결됐고 디폴트를 아슬아슬하게 면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최상위에서 한단계 강등시켰고 전세계 위험자산은 급락했다. X-date 전후 약 3주간 미국 증시는 20% 가까이 추락했고 신흥국 증시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S&P는 현재까지도 미 국채 신용등급을 바꾸지 않았다. 한편 최상위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다른 신평사인 무디스와 피치의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거래 증거금을 통해 영향이 파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국채는 선물과 옵션 등 전세계 파생상품 거래 증거금으로 이용되고 있다. 증거금에 담고 있는 종목이 디폴트를 맞을 경우 다른 자산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TD증권은 미 국채의 가격 변동에 따라 "청산기관이 증거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증거금 추가가 계속 발생해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내던지기 시작하면 금융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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