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장단기 금리 역전과 증시…"1년만 버텨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장기 국채의 금리가 단기 국채의 금리보다 낮으면 경기 침체의 신호이고 이에 따라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주식시장의 격언이 있다.
그러나 증시는 우상향해왔으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합인포맥스가 23일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분석한 결과, 금리가 역전된 지 1개월이 지나면 증시는 평균 2%, 6개월이 지나면 평균 5% 상승했다. 1년이 경과하면 상승 폭은 더 커졌다. 평균 상승률은 10.5%에 달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은 총 7차례 발생했다.
첫 번째 역전은 1978년 8월부터 1980년 5월까지다.
당시 물가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끌어올리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 금리 역전이 발생했을 당시 S&P500 지수는 104.73이었지만, 그로부터 1년 뒤 S&P500 지수는 114.07을 나타내 8.91% 상승했다.
두 번째 역전은 1980년 9월부터 1982년 7월까지다.
석유 파동 등의 여파로 폴 볼커 의장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던 시기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던 9월 12일 S&P500 지수는 125.54를 기록했고 그로부터 1년 뒤 S&P500 지수는 120.66으로 3.89% 하락했다. 장기간 금리를 올려 증시가 침체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 번째 역전은 1988년 12월부터 1990년 3월까지다.
1980년대 초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을 잡은 뒤 연준은 1980년대 중반까지 정책금리를 낮췄다. 이로 인한 경기 과열로 1980년대 후반에는 다시 금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다만 역전 당시 S&P500 지수는 276.31이었지만 1년 뒤에는 351.73으로 27.30% 급등했다.
네 번째 역전은 1998년 5월부터 8월까지였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장기채 매수세가 몰리더니 장단기 금리차가 잠시 역전됐다.
금리가 역전된 날 1,094.22로 마감했던 S&P500 지수는 6개월 후 6.36% 상승하더니 1년 후에는 1,306.65로 19.44% 올랐다.
다섯번째 역전은 2000년 2월부터 2000년 12월까지였다. 닷컴 버블이 붕괴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며 금리가 역전됐다.
금리 역전 당시 1,409.12이었던 S&P500 지수는 6개월 후 1,438.7로 2.10% 상승했지만, 1년 후에는 1,373.47로 2.53% 내렸다. 닷컴 버블 붕괴의 여파로 증시가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섯번째 역전은 2005년 12월부터 2007년 6월까지였다. 연준이 2004년 6월부터 2006년 9월까지 금리를 4.25%P 올리며 단기 금리가 크게 상승해 금리가 역전됐다.
당시 S&P500 지수는 1,256.54에서 6개월 뒤 1,246으로 1%가량 하락했지만, 1년 뒤에는 1,426.84로 13.55% 올랐다.
2007년 이후로는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8년 8월, 10년물 금리가 1.5% 수준까지 낮아지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
금리 역전은 9월 들어 곧바로 해소되긴 했지만,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증시 폭락이 발생하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 증시 폭락을 부른다는 증시 격언이 회자됐다.
다만 6개월 후 10.36%, 1년 후에는 16.22% 반등해 장단기 금리 역전에도 증시는 우상향한다는 것을 재차 입증했다.

국고채는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가 드물어 코스피와의 유의미한 관계를 도출하기 어려웠다.
이번 금리 인상기를 제외하면 역대 한국의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도 금융위기 직전 한 번뿐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해 말 물가안정목표 운용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우리나라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지에 대해선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장단기 금리차가 향후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중요한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학계에도 논쟁이 많다"라고도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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