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의 이례적 경종 "BOJ 정상화, 글로벌 채권시장에 리스크"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은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는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일본이 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면 글로벌 채권시장이 시험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제외하고 타 국가의 금융정책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은행은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확대돼왔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기대로 일본의 10년 만기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금리와 국채 금리 사이의 편차가 커졌다고 ECB는 분석했다.
작년 12월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허용폭을 ±0.5%로 확대하는 깜짝 조치를 발표했다. 이 여파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했고 엔화 가치는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 대비 약 3% 상승했다.
ECB는 "일본은행이 정책 정상화를 결정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 투자자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내외)금리차의 급격한 축소와 환율 변동성 확대로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책 정상화는 역내(일본)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 확대로 이어져 포트폴리오 투자의 본국 송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CB는 국채 평가손실과 높아진 무위험 금리가 해외 투자와 같은 위험추구를 억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은행은 "일본 투자자들이 유로존 채권시장에서 갑자기 철수할 경우 (채권)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ECB의 양적 긴축에 따른 채권 공급 증가까지 겹치면서 (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으로 불어난 보유자산을 축소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만기채권 원금의 전액 재투자를 중단할 방침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지속하거나 양적완화를 축소·종료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 매수자가 중앙은행에서 민간 투자자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 채권시장의 수급이 느슨해지면 채권가격 급락(금리 급등)으로 이어져 남유럽 국가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ECB는 유로존 은행권이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실적 전망치의 하방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은행권 불안을 야기한 보유채권 평가손실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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