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BOJ, 흔들리는 '완화 유지' 시나리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물가 상승세 지속으로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 시나리오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일본은행은 물가에 대해 계속 관망세를 유지해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19일 "2% 물가 목표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고, 25일에도 "너무 섣불리 긴축을 하면 고용 등에 큰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완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0엔대까지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이처럼 관망세를 보이는 근거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 이후 뚜렷하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가 언젠가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본은행의 전망이 최근 미묘하게 어긋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에서도 가격 인상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달 1일 전력회사의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폭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강해지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국·유럽의 상황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이와종합연구소에 따르면 3월 CPI 상승에서 수요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공급 요인의 40%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발단으로 한 비용 주도의 인플레이션이 변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일본은행이 집착해온 임금 인상의 상황도 나쁘지 않다. 게이단렌의 1차 집계에 따르면 올해 춘투에서 임금 인상률은 3.91%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은 조짐이 좋다면서도 정확한 판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관건은 2024년 춘투 결과다. 일본은행은 경제지표를 통해 내년 춘투 동향을 알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자세를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이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최근 "(일본은행의) 전망이 틀렸을 가능성은 제로가 아니다", "(고물가 요인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비용 측면이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이끌고 있다는 시각에 변함이 없지만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도달하면 신속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포석을 깔았다.
현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후생노동성이 이달 6일 발표하는 매월 근로통계조사다. 올해 춘투 결과가 반영된 첫 조사 결과다.
정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 임금 인상이 진행됐는지 판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과거 금리 인상으로 경기후퇴를 초래해 종종 비판을 받아왔다. 우에다 총재도 2000년 8월 제로금리 해제 때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따라서 일본은행 내에서는 졸속한 금리 인상으로 비판을 받기보다 아슬아슬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뒷북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 여전히 긴축을 이어가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31일 일본은행 컨퍼런스에서 "(과거) 저금리 환경과는 다른 새로운 정상(뉴노멀)으로 이행하고 있을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변화하고 있는 금융 환경 속에서 일본은행이 최적의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며, 신중함뿐만 아니라 결단력도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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