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하회 3전4기②] 美 고용은 복병…국내외 여건은
[※편집자주= 번번이 1,300원 하회를 시도하던 달러-원 환율이 또 한 번 기로에 섰습니다. 4월 중순과 5월 초순, 5월 중하순 번번이 1,300원 하회에 실패한 달러-원 환율이 연준의 15개월 이어진 긴축 기조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전환 국면을 맞았습니다. 시장에는 이번 달 국내외 위험자산 반등과 함께 달러-원 하락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무역적자로 인한 걸림돌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2건의 기획기사를 통해 서울외환시장 분위기와 수급상황 등을 진단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1,200원대 진입에 성공할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강한 고용시장에도 하반기 원화 강세 전망을 유지하며 이달 중 달러-원 1,200원대 진입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동결 예상이 이어지고 무역수지 적자도 개선되면서 달러-원도 점차 레벨을 낮추리라 봤다.
◇연준 금리 인상 부담은 지속…부채한도 이슈는 소멸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33만9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19만5천 명 증가)을 큰 폭 웃돌았다. 4월 신규 고용도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이 3.4%에서 3.7%로 오르고 임금상승률이 전년 대비 4.4% 상승에서 4.3% 상승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강한 미국의 고용 시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확률이 커졌고 글로벌 달러 강세 모멘텀도 재점화됐다.
다만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이 다시 연고점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달러-원의 하락 속도를 늦출 재료일 뿐 다시 달러 강세로 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미국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소멸한 점도 달러-원 상승 가능성을 낮췄다.
A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신규 고용은 늘었지만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았고 임금 상승률도 둔화했다"라며 "고용지표는 양방향 재료가 혼재됐고 달러 강세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부채한도 이슈도 해소됐다. 달러-원이 이달 안에 1,300대에 재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무역적자 바닥 지났다…원화 약세 동력 일부 소멸
지난해부터 달러-원의 꾸준한 상방 압력을 가했던 무역수지 적자는 더 이상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전망이다.
지난 1월을 저점으로 무역적자 폭이 꾸준히 줄어드는 덕이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1월 125억 달러에서 2월 53억 달러, 3월 47억 달러, 4월은 26억 달러로 줄었다. 5월도 21억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을 더 줄였다.
크레디아그리콜(CA)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대외 수지가 개선되는 한국의 5월 무역 수지가 원화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은행의 외환 딜러도 "무역수지 적자가 바닥을 지났다는 것이 확실시됐다.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는 국면으로,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연간 경상수지 전망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달러-원은 하향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가 24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45억 달러 적자다. 한은이 4월 경상수지를 균형 수준으로 예상한 것을 고려하면 5월부터 연말까지 경상수지는 285억 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 전환 기대감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C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무역적자 폭이 줄어들고 시장에서는 하반기 흑자 전환 기대도 있지만, 실제로 흑자 전환이 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흑자 전환되고 달러-원도 1,200원대로 가겠지만 그 속도는 시장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 부진하지만…반도체 덕에 원화 선방 기대감 유지
올해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부진하다.
중국 경제 재개 효과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은 점도 달러-원의 1,300원 하향 시도를 번번이 무산시킨 요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크게 동조하지 않는다면서 달러-원 하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4조3천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D은행의 외환 딜러는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에 인공지능(AI) 열풍까지 더해지며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이 당분간 이어질 기세"라며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최근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하는 폭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기 반등이 어렵더라도 달러-원 1,200원대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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