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경계감 잦아드나…尹대통령 시선은 수출·성장동력으로 이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3高)' 현상에 대한 경계감이 잦아들기 시작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정책 방향에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악화한 거시경제 여건과 민생 부담에 대해 수시로 언급하면서 적절한 대처를 주문했으나, 최근 들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 촉진이나 성장 동력을 제고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보다 더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2개월 연속으로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졌다가 연말께 3% 수준으로 소폭 레벨을 높일 수 있다고 보지만 지난해 6.3%까지 치솟았던 데 비해서는 비교적 안정화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은이 지난 1월 이후 기준금리를 3.50%로 계속해서 동결하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고점 대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 등 시중은행의 주요 대출 상품 금리도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다.
달러-원 환율 역시 올해 들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11월 1,400원대에 머물던 달러-원 환율은 연초 한때 1,22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한 뒤 약 4개월 동안 1,300원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정부의 위기 관리가 계속되는 한편 물가와 금리, 환율 모두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급한 불은 껐다'는 분위기도 형성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해 윤 대통령이 세 차례나 직접 주재한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는 올해 들어 열리지 않고 있다.
물가나 환율, 금리 등을 직접 거론하는 경우도 위기감이 고조됐던 때와 달리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윤 대통령은 긴 호흡으로 수출 활성화와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관련 일정을 부쩍 많이 소화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민생 부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기 시작한 비상경제민생회의도 최근에는 첨단산업 육성전략, 2차전지 경쟁력 강화 등 유망 산업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수출전략회의를 꾸준히 주재하는 가운데 최근 3개월여 만에 주재한 회의에서는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또 2차전지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지시해 2차전지 관련 회의를 주재했고 반도체 분야 회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는 경제안보와 공급망 협력, 무역 장벽 및 완화 요청 등이 경제 분야의 주된 의제로 오르고 있다.
경제 안전망을 확충하고 수출과 해외 수주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장래 한국 경제를 이끌 첨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셈법으로 보인다.

다만, '3고' 위기와 관련해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기상 이변 등 돌발 변수가 있어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려 환율이 뛰고 고금리 움직임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당장 급한 '3고' 위기를 넘겼다고 해도 기대 이하의 경제 성장률과 무역적자, 세수 부족 등이 올해 안에 구체화할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이 살아나면 성장과 무역수지, 세수 우려까지 해소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지난 5월까지 수출은 8개월 연속으로 줄었고 무역적자는 15개월째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수출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유의미한 수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선진국의 수요 둔화 압력은 한층 더 확대되고, 중국 수요의 회복은 IT 수요가 동반되는 4분기 경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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