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 초이스거래 논란①] 초이스가 뭐길래…쟁점은
  • 일시 : 2023-06-08 08:55:33
  • [환시 초이스거래 논란①] 초이스가 뭐길래…쟁점은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동일 가격에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시에 내는 '초이스 거래'가 확대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당 거래가 대표적 준거환율인 시장평균환율(MAR)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대로 주체별 거래 전략의 하나일 뿐이란 반론도 있습니다. 외환당국은 해당 거래의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초이스 거래 관련 시장 참가자들의 견해와 글로벌 거래 현황 등을 4건의 기획기사로 진단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수년간 시장에서 이른바 '초이스 거래'가 큰 폭 증가했다고 입을 모은다.

    초이스 거래는 같은 은행이 동일 가격에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시에 내는 것을 말한다.

    외환시장에서 마켓메이킹에 나서는 은행은 매수와 매도 호가를 일정 수준으로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 호가를 내고 높은 가격에 매도 호가를 대면서 스프레드로 이익을 내는 것이 마켓메이킹의 정석이다.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일한 가격에 내놓는 것은 수익 측면에서도 효용이 없다. 같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은 주문이 동일 물량으로 체결된다고 했을 때 해당 호가를 제공한 은행은 중개 수수료만 부담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근 외환시장에서 왜 이런 거래가 증가한 것일까.

    시장 참가자들은 거래량 확대 경쟁을 첫손으로 꼽는다.

    외환당국은 거래량을 기반으로 선도은행 및 시장 개입 대행 은행 등을 선정한다. 은행은 거래량 순위 경쟁에 나서게 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손쉬운 방편으로 초이스 거래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위안-원 직거래 시장도 초이스 거래의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위안-원의 경우 기업 등 고객의 실물량이 거의 없이 은행간 스펙 거래로 거래량이 유지되는 실정이다. 고객 물량을 바탕으로 방향성 거래를 하며 수익을 낼 기회도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이스 거래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위안-원 시장에서 거래량 확대를 위한 방편으로 자리 잡으면서 달러-원에서도 같은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진단한다.

    초이스 거래를 보는 시장의 의견은 엇갈린다.

    단순히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특정 가격에 초이스 거래를 반복하는 것은 시장의 가격 정보를 왜곡하는 워시 트레이딩(wash trading) 이라는 지적이 있다. 워시 트레이딩은 글로벌 외환시장 행동규범에서 금지하는 행위고, 서울 외환시장 행동규범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로 삼고 있다.

    또 초이스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 달러-원의 주요 벤치마크 환율인 시장평균환율(MAR)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소수의 딜러가 초이스 거래를 통해 특정 가격에 대규모 물량을 주고받는 경우 MAR의 조작까지도 가능하다는 문제의식도 있다. 그런 만큼 MAR 포지션을 보유한 시장 참가자가 MAR에 영향을 미쳐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대량의 초이스 거래를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가시지 않는다.

    반면 거래 의사가 없는 주식시장의 '허수주문'과 달리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이에따라 포지션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위험도 딜러가 감수하는 만큼 정당한 거래 기법의 하나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맞선다.

    초이스 호가라도 거래 상대방이 불특정 다수라면 체결됐다면, 크게 문제 삼을 사안은 아닐 수 있다. 마켓메이킹의 한 방안으로 볼 수도 있는 탓이다.

    다만 소수의 딜러 사이에 일어난 거래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A은행의 트레이딩 헤드는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초이스를 붙이겠다 정도는 은행별로 자기 책임하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포지션이 열릴 위험도 있다"이라면서도 "다만 소수의 은행이 거래를 주고받은 것이라면 통정거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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