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달러-원 NDF 전자거래 본격 논의…허용될까
외환시장 주도권 경쟁은 숙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자거래를 통한 역내 원화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역외 개방을 골자로 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하기 이전에 대내적인 원화 거래의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다만 거래 수요가 NDF 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절충안을 협의해가는 일이 관건이다.

◇외시협, 역내 NDF 참여 의견청취…역외 개방에 발맞춰 접근성 개선
19일 서울 환시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는 역내 기관의 달러-원 전자거래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 등 역내 기관들은 환시 운영 방침 등에 따라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한 달러-원 NDF 거래가 불가능하다.
개장 시간이 끝난 후 중개사의 음성박스(voice box) 등을 이용해 제한적으로 NDF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외환당국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국내 외환시장의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시장 직접 참여를 추진하면서 역내 기관의 NDF 시장 참여를 제한한 현행 체제를 개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시장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역외 참가자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역내 참가자의 거래 참여 기회도 넓혀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월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이 발표된 후에도 시장에선 역내 NDF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했다.
환시 개장 시간을 연장한 초기에 시장의 유동성이 떨어지면, 실수급을 처리하는 은행 등 기관들은 포지션 헤지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유동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NDF 시장으로 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은행의 한 딜러는 "딜러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채널을 여러 개 가진 편이 포지션을 운영하기에 수월하다"라며 "달러-원의 DF와 NDF 시장을 넘나들면서 거래할 수 있어야 시장 거래량도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해외의 적격기관(RFI)은 전자플랫폼을 통한 NDF 거래가 자유롭지만, 역내 기관은 이를 이용하지 못하면 운용에 제약이 따른다. 또 새벽 2시 역내 현물환 시장이 종료된 이후의 포지션 헤지 문제도 제기된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NDF 시장은 전자거래가 추세가 되어 있는데 역내 기관들만 바깥에 놓여있다"며 "국내 기관을 중심으로 선진화하는 방향이라면 새벽 2시 이후 역내 기관이 NDF 시장에서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꼬리가 몸통 흔드는 수 있어"…NDF로 쏠림 우려도
역내 기관의 NDF 참여를 허용했을 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외환시장을 개방해도 역외에서 원화 거래 수요가 역내로 유입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역외 NDF 시장으로 거래 쏠림을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내 기관의 NDF 거래를 허용했다가 환시 주도권이 역외로 오히려 더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환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달러-원 NDF 거래량은 498억 달러로, 전 세계의 NDF 거래량의 19.5%를 차지했다. 반면 달러-원 현물환 거래 규모는 351억 달러로 1.7%에 불과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환시 선진화의 목적이 NDF 거래를 현물환 거래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NDF 전자거래를 허용하면 오히려 NDF 시장만 더 활성화되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역내 전자거래를 통한 NDF 참여를 허용해도 당장 국내 기관이 참여하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BS 등 주요 전자거래 플랫폼과 연결된 글로벌 은행들과 크레디트 라인을 체결해 기존 참여기관들과 정상적 거래를 수행할 만한 거래 한도를 확보해야 하는 탓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반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거란 평가가 나온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국내 시중은행이 NDF 전자거래에 참여하기 위해 가장 어려운 점은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상대방을 '굿 네임'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API를 도입하는 속도도 더딘 상황에서 글로벌 기준을 맞추기엔 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원화 시장만 외딴섬처럼 떨어져 존재하지 않을 거라면 가야 할 길이다"고 덧붙였다.
런던 등 해외청산소 가입을 통해 크레디트 라인 문제를 보완할 수 있지만, 일부 은행을 제외하면 이 역시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당국에서는 시장참가자 의견을 두루 청취해 결정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역내) NDF 참여는 장단점이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 얘기를 들어보면서 다음 달 외시협 총회에서 다룰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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