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긴축 강화에 한은 시험대…'버티기냐 한번 더냐'
  • 일시 : 2023-06-20 14:48:20
  • 주요국 긴축 강화에 한은 시험대…'버티기냐 한번 더냐'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강화하면서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은행도 긴장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여건 등을 볼 때 아직 추가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내비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와 국내 가계부채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실제로 추가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한은도 한 차례 추가 인상이나 동결 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예상 밖" 연준 점도표 상향에 긴장…호주·캐나다도 주시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일 물가설명회에서 연준의 점도표 상향 조정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을 인정했다.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0%~5.25%로 동결하면서도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를 5.6%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지난번(5월) 금통위 때는 한 번 정도는 확실히 올라간다고 가정을 했었고, 두 번에 대해서는 분명히 새로운 뉴스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추가 25bp 인상은 가정했지만, 50bp 인상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총재는 "실제로 (50bp 인상이)일어날지, 언제 일어날지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면서 "만일 올린다면, 올리면서 어떤 메시지를 줄지 이런 것들이 환율이라든지 자본 흐름이라든지 이런 것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와 캐나다 등이 금리 동결에서 벗어나 재차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한은의 긴장감을 키우는 변수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주 FOMC 이후 호주와 캐나다를 언급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시장 반응은 이런 스탠스와 다소 간극이 있는데,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 등에 따라 통화정책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동결 지속에 무게…추가 인상 가능성도 고개

    이 총재는 주요국 상황과 우리나라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물가의 수준 등이 다른 만큼 호주나 캐나다 혹은 연준의 결정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호주나 캐나다 사례를 많이 말하는데, 호주나 캐나다는 지금 물가상승률이나 근원물가 상승률이 5% 이상을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가가 예상했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면 당연히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 호주 사례를 볼 때, 우리도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경고했던 것에 비해서 한발 물러선 발언이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도 그 자체보다는 환율 등 시장의 반응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연준의 새로운 발표에서 두 번이 된다는 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앞으로 2∼3개월 동안 지켜보면서 저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의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 유지 쪽에 아직은 한은의 무게추가 쏠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발언들이다. 물가가 어느 정도 진정된 만큼 악화하는 성장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는 추가 금리 인상에는 그만큼 신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 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는 한·미 금리차와 재차 증가 조짐을 나타내는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한 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졌다는 것이 금융시장의 평가다.

    이 총재는 4~5월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한 데 대해 "굉장히 유의하고 있다"면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면 한은뿐만 아니라 당국 모두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과 금리차가 2% 이상으로 벌어지는 것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이 클 수 있다"면서 "실제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지만, 금통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추가로 한 차례 금리를 더 올리거나, 아니면 동결 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NP파리바의 윤지호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주기가 연장됨에 따라 한은의 어조가 전환되는 시기가 2023년 4분기로 지연될 수 있다"서 "올해까지 정책 금리를 보류하고 2024년 1분기에 금리 인하 주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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