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로 다시 쓰는 채권시장 시나리오…'1,240원 간다면'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원화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향후 흐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외환시장의 지지력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중단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1,294.90원을 기록했다. 최근 오르긴 했지만, 작년 9월 말(1,439.90원)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국내 경기 저점 인식에다 반도체 경기 회복 조짐으로 원화 강세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수출지표도 개선세를 보여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8억9천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수출액이 1∼20일 통계상 증가를 기록한 것은 작년 8월(3.7%)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HSBC는 지난 2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말 1,240원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투자를 줄이고, 해외 자회사 수익을 국내로 보내면서 원화에 강세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서울 채권시장도 환율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화가 강세 기조를 이어간다면 중단기물 금리가 지지력을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국내 중단기물 금리의 민감도가 이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작년 연준의 긴축 가속에 중단기 금리가 딸려갔던 것과는 다른 현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이 경우 장기물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 수익률곡선(커브)에 스티프닝(가팔라짐) 압력이 커지는 셈이다.
원화 강세의 요인이 경기 반등 등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것이라면 경기 둔화를 선반영한 장기 금리의 기대는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중국 경기부양책의 강도도 주시할 요인이다. 예상보다 강도가 센 정책이 이어진다면 국내 경기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추가 경정예산편성(추경)을 염두에 두면 셈법은 복잡하다. 경기가 반등한다면 추경 가능성은 더욱 작아지고, 선반영했던 추경 우려가 일부 되돌려지면서 강세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원화가 지금처럼 버텨주고 강하다면 한은도 자신감을 보일 것이다"며 "외환시장이 현재는 방파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내 추가 인상 우려가 커질 환율 수준을 대략 1,340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연고점을 넘어서면 점차 위기감이 커질 것이란 계산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환율이 낮아졌지만, 변동성은 상당하다"며 "빠르게 내렸다는 것은 빠르게 오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동결 과정에서 형성된 기대가 재조정된다면 긴축 가속 시점에 외환과 채권시장 기대는 다시 반대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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