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 언급한 尹대통령…'경기활력' 정책으로 방향 트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언급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악화한 대외 경제 여건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관련 대책을 잇달아 주문해온 것에서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고물가, 고금리 등과 관련해 고비는 넘겼다는 판단을 내린 만큼 하반기에는 위기 대응보다는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려운 경제 여건하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최근 많이 둔화하고 수출과 무역수지도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물가가 둔화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위기 속에 취임해 물가를 잡고 금리와 환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에서 그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3고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무역 부진도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실제로 최근 나온 물가와 무역 지표는 추세가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5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3.3% 오르며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2%대로 낮아졌다가 연말께 3% 내외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6.3%까지 치솟았던 데 비해서는 안정화된 수준으로 평가된다.
6월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는데 10개월 만에 나타난 증가세다.
무역적자는 16억700만달러로 2021년 12월 적자 전환 이후 최소를 기록했고, 대중 수출과 반도체 수출의 감소 폭도 줄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6~7월 중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또 수출과 경상수지에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경제 반등을 위해 수출과 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보다는 기업 활동을 적극 독려하면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 중심으로 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하반기에는 국민들이 변화의 결실을 체감할 수 있도록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경기 회복에 정부의 역량을 모으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선을 그은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와 수출, 해외 수주 등이 경기 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대규모 경제 사절단과 동행하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세일즈 외교에 발 벗고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함께 방문한 경제인들과의 만찬에서도 "우리 경제의 역동성은 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절감한다"며 "여러분께서 앞장서 도전해달라. 여러분이 창출할 성과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간 영역, 특히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해온 가운데 기획재정부도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대기업 사장단을 만나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함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을 당부했고, 중견기업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정부는 대통령을 필두로 세일즈 외교에 나서고 세제 혜택 등 일종의 '당근'을 제공하며 올해 하반기 기업의 투자와 수출, 해외 수주 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저점을 찍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기 회복의 불씨를 더 강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 부스팅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 활력을 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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