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드러난 日 국력 저하…"달러당 100엔은커녕 120엔도 어려워"
  • 일시 : 2023-07-03 10:16:48
  • 엔저로 드러난 日 국력 저하…"달러당 100엔은커녕 120엔도 어려워"

    美 재무부 환율 관찰대상국 제외도 경상흑자 축소 때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엔화 약세의 배경에는 일본의 상대적 국력 저하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칼럼을 통해 "지금의 엔화 약세는 미일 금리차 및 통화정책 차이로 보기도 하지만 일본의 상대적 국력 저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해 한 때 151엔대 후반까지 오른 후 일본은행(BOJ)의 엔화 매수 개입이 나오면서 되밀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엔저가 진행되면서 지난 달 30일 약 7개월 만에 145엔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강달러' 아닌 '엔저'…"엔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올해 들어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는 가운데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상승해 엔저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달러 인덱스 상승과 함께 엔화 약세가 나타났던 2022년과는 대조적이다.

    이와사키 타쿠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외환영업부장은 "엔화가 지난해 이후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 분석을 주로 하는 많은 외환 전략가들은 올해 '엔고'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이 가시화되면서 미일 금리차 확대에 제동이 걸리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무역적자도 줄어들면 엔화 약세 압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엔화 약세가 재개됐다.

    시장 변동폭이 작아지면서 저금리 엔화를 빌려 엔화를 매도하고 고금리 통화를 매수해 이자 수익을 노리는 '캐리 트레이딩' 또한 활발해졌다.

    호시노 아키라 씨티그룹 증권의 외환본부장은 "올해는 캐리 트레이딩이 잘 되는 해라고 본다"며 "현재 엔화 매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떨어진 엔화 구매력…장기적 추세 보면

    장기적인 추세로 봐도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엔화 가치는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1973년 달러당 300엔 수준에서 계속 상승해 2011년 전후 최고치인 75.32엔까지 올랐으나 현재 환율은 기본적으로 달러당 100~110엔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로다 하루히코 전 BOJ 총재의 파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으로 엔고 조정이 진행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저 국면에서는 달러당 100엔은커녕 120엔까지 돌아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산출하는 통화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엔화는 1995년 정점 대비 60% 하락한 수준이다. 선진국 통화로는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일본보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모두 신흥국이다.

    미카지리 토모히로 바클레이스 증권 매크로 트레이딩 본부장은 "낮은 평균 임금 수준과 재정 상황 등을 포함해 엔화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의 국력 저하 때문"이라며 "고평가돼 있던 엔화가 조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BOJ 환시 개입할까…美 환율 관찰대상국 제외도 국력 저하 때문

    일각에서는 BOJ가 물가 상승을 이유로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잠재성장률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기타 요인으로 인해 경제력을 반영하는 잠재성장률은 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이는 약 2%인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엔저가 진행되면서 일본 외환 당국의 환시 개입 경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일본을 환율조작 감시국에서 제외한 데 따라 개입을 위한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일본이 더 이상 감시 대상국이 아니라는 사실은 국력 쇠퇴를 반영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감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주된 이유가 일본의 경상흑자 축소이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22년 일본의 경상흑자는 11조 4천432억엔(약 109조 6천705억원)으로 2014년 이후 8년 만의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저에도 수출을 밀어 올리는 효과가 한정되면서 무역수지 개선이 엔고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더 이상 그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등 국제 경쟁력이 아직 있는 산업의 경우에도 해외 생산이 증가하는 추세다.

    고노 류타로 BNP 파리바 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가 저렴하고 해외투자로 얻은 배당(소득수지)이 늘었지만 일본인의 소비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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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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