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역사속으로] 탈 많던 금리, 사라진 배경은
[※편집자 주 = 국제금융시장의 대표적인 준거 금리였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리보의 대체금리로 쓰이는 SOFR(미국 무위험지표 금리)을 점검하고,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에 대한 쓰임도 모색해보는 기획물 두건을 준비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내외 금융거래에서 준거금리로 광범위하게 쓰이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산출이 이달부터 완전히 중단됐다.
지난 60여년의 세월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준 금리로서 역할을 했던 리보 금리는 지난 2012년 호가 은행들의 담합사건을 계기로 신뢰를 잃었다.
이후에도 국내에서 약 10년간 주요 거래에 사용되어 왔으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리보 금리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산출이 중단되다 올해 7월 비로소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 터질 것이 터졌다…2012년 리보 담합사건
리보 금리의 산출 중단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2012년 발생한 리보금리 담합사건이다.
2012년 바클레이즈와 도이체방크, 소시에테제네랄(SG), UBS,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일부 대형 은행들이 허위 자료를 제출해 금리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몇몇 은행 직원들이 서로 공모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금리를 조작한 것이다.
금리 조작의 장본인은 바클레이즈에서 2005~2007년 동안 근무한 선임 트레이더 필립 모리 유세프였으며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다른 은행의 트레이더들과 접촉해 금리 조작을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영국금융청(FSA)은 바클레이즈에 4억5천만 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2006~2008년 사이에 리보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달라는 최소 20차례의 요청이 다른 은행에서 바클레이즈로 전달된 혐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당시 금리 조작이 금융위기와 겹치는 2007~2009년 사이의 은행 건전성을 과장하기 위해 당국의 암묵적인 승인 아래 일어났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리보 조작으로 대형은행들은 총 26억 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대형 헤지펀드들과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와 개별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당시 영국 잉글랜드 은행(BOE) 총재는 2012년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및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과 만나 리보 산출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논의를 제안했으며 점차 리보 금리는 다른 금리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 리보금리는 어떤 금리였나…'기준금리의 기준금리'
리보 금리는 자본시장에서 하나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금리로 '기준금리의 기준금리'라고 불렸다.
리보는 런던 금융시장에 참가하는 주요 은행 간 자금 거래 시 활용되는 호가 기반 산출 금리로 미국 달러화(USD)와 영국 파운드화(GBP), 일본 엔화(JPY), 유럽 유로화(EUR), 스위스 프랑화(CHF) 등 총 5개 통화로 산출돼 왔다.
과거 영국의 금융산업이 발달하며 영국 은행들의 신용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당시 영국 은행 간 자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 단기로 주고받는 금리 조건을 정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리보금리가 글로벌 금융거래에서 벤치마크 금리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금융중심지로서 영국의 위상이 축소되고 미국 뉴욕시장의 글로벌 영향력이 훨씬 강력해지면서 리보 금리도 점차 역할이 줄었지만, 준거 금리로서의 상징성만은 유지됐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작년부터 모든 비USD 리보와 일부 USD 리보(1주일물·2개월물) 산출이 일차적으로 중단됐고 이달부터는 잔여 USD 리보(익일물, 1·3·6·12개월물)의 산출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국제협회인 금융안정위원회(FSB)는 대체 지표금리의 개발 및 활성화를 권고하는 한편 각국 금융당국에 소관 금융회사들의 기존 리보 연계 금융계약에 대한 대체금리 전환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해왔다.
이미 지표금리 개혁 흐름에 맞춰 일본은 2016년 12월, 영국은 2017년 4월, 미국은 2017년 6월, 유로 지역은 2018년 9월에 대체 지표금리를 선정한 바 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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