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역사속으로] 혼란 없었다…KOFR 활성화는 숙제
[※편집자 주 = 국제금융시장의 대표적인 준거 금리였던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리보의 대체금리로 쓰이는 SOFR(미국 무위험지표 금리)을 점검하고,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에 대한 쓰임도 모색해보는 기획물 두건을 준비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6월 말을 끝으로 리보의 산출이 중단됐지만 채권시장은 이미 적응한 분위기다.
대체 금리의 준비와 전환이 잘 이뤄졌고, 스와프 시장에서 기존 방식대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사용되고 있어 혼란이 일어날 여지가 적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체금리인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활성화해야 하는 숙제는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말로 끝난 리보 산출 중단에도 스와프 시장 등 채권 업계는 평온한 분위기다. 리보는 2012년 담합사건을 계기로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용이 중단됐고, 올해 6월을 끝으로 달러 리보의 남은 만기(익일물, 1·3·6·12개월물)의 산출도 모두 중단됐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통화스와프(CRS)와 달러 금리스와프(IRS) 등은 작년부터 모두 SOFR(미국 무위험지표 금리)로 거래하고 있었다"며 "2년 전부터는 리보와 SOFR 거래로 포지션을 없애는 움직임이 있었고, 1년 전부터는 그것도 끝나 전환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공식 통계에서도 대체가 대부분 이뤄진 것이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달러 리보 연계 금융계약 중 대응이 필요한 계약의 수는 3만8천380건이었고, 이 중 대체 조항 등으로 대응책이 마련된 계약의 비중이 97.2%(6월 23일 기준)였다.
금감원은 나머지 1천59건도 비공식 협의 완료(109건)·계약서 반영 중(575건)·거래종료 예정(30건) 등이 있어 실질적으로 협의가 완료된 계약의 비중이 99%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리보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나라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금리를 준비해왔다.
미국은 SOFR이 있고, 영국은 SONIA, 일본은 TONAR, 유럽연합(EU)은 ESTR이 있다. 우리나라는 KOFR을 개발해 예탁결제원에서 매 영업일 산출하고 있다.
리보 중단은 무리 없이 넘겼지만, 숙제로 남은 것은 KOFR을 활성화하는 문제다.
현재 스와프 시장에서는 원화 IRS 계약이 CD 금리 위주로 체결되고 있어 KOFR의 활용이 미미한 상황이다. 달러 IRS가 SOFR로 활발하게 체결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KOFR을 활용한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출시한 KOFR 선물이 있고,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4종의 KOFR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KOFR 선물은 현재 거래가 거의 없어 출시 당시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KOFR ETF는 기관 투자자들의 '파킹통장'으로 인기를 끌면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KOFR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 스와프 시장에서 CD 금리를 대체하는 것이 당국의 정책 방향이다. 무위험 금리를 채택하는 것은 금융안정위원회(FSB)의 권고 사항으로 국제적 흐름이기도 하다.
당국은 KOFR 금리를 활용한 변동금리부 채권(FRN) 개발에도 착수했다. 다만 KOFR은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 기반의 초단기 금리기 때문에 보다 긴 만기의 현물 채권을 만드는데 어떤 식으로 적용해야 할지, 다소 아리송한 문제들이 많다.
금감원의 관계자는 "정책 방향은 준거 금리 기준을 CD에서 KOFR로 점진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FSB도 파생상품의 준거 금리는 무위험 금리를 적용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CD에 익숙해져 있어 KOFR로 단일화했을 때 후폭풍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이중 금리 체제를 유지하면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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