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 인플레 못 낮추는 이유는…"엉뚱한 곳 타격"
  • 일시 : 2023-07-07 11:24:00
  • 금리 인상이 인플레 못 낮추는 이유는…"엉뚱한 곳 타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통화정책의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의 물가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더 중요하며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지나치게 매파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월스트리즈저널(WSJ)이 6일(미국시간) 칼럼을 통해 진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지난 5월 전월대비 3.8% 올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6.1%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고 내려왔지만, 경기가 냉각되면서 물가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드보락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노트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여파가 "기저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업종에 부분적으로만 집중돼 있으며, 현재 경기 사이클에서 뒤처진 부분에만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드보락 이코노미스트가 통화정책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통화정책의 영향이 가장 큰 시점에 금리가 1%P 오를 때마다 생산은 0.2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조업은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상위 3개 부문에 속하지 않는다. 특히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침체 국면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은 불필요해 보인다. 팬데믹 이후 소비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

    부채 비용이 크게 중요하지 않는 접객업종과 같은 리오프닝 서비스 부문에서 가격이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다.

    칼럼은 또한 정보통신 기업들은 금리 인상의 영향을 이보다 덜 받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IT기업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지만 고용과 임금 상승을 주도하면서 ECB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저널은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40년간 서방 경제가 서비스업으로 경제를 전환한 것이 통화정책의 영향력을 앗아갔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인 이론에 따르면 금리는 자동차 제조사 등 내구재 업종에 특히 큰 타격을 미친다. 금리 인상 때 대규모 재고를 쌓게 만들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서비스업을 통제하는 것에 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인정해왔다.

    다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미국의 통화정책 입안자들의 허를 찌른 것은 재화 인플레이션이었기 때문이다. 재화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에 대응해 예상했던 것만큼 반응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20년 보고서에서 제임스 스톡과 마크 왓슨 이코노미스트는 PCE 바스켓의 다수 내구재 물가는 국내 경기 여건과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카테고리 가운데 강한 연관성이 있는 3가지는 서비스업과 관련이 큰 산업이다. 여기에는 접객업과 임대업, 음식료업이 포함된다.

    끈적끈적한 물가를 설명해주는 따른 것은 통화정책이 경제에 반향을 일으키기까지 18~24개월까지 걸린다는 중앙은행들의 연구 내용이다. 매파적 정책입안자들은 최근 그 기간이 더 짧아졌다고 주장한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실질' 금리가 장기적으로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믿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불필요한 차입 비용 상승이 경제에 전이되지 않았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결론은 중앙은행의 근간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미라고 칼럼은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정책 입안자들의 자신감은 인플레이션 통제 방식에 대한 확신과 일치하지 않는다. 노동시장 침체, 차입 비용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는 기업, 소비할지 은행에 돈을 맡길지 선택하는 가계, 모기지 금리, 부동산 가치에 따른 부의 인식 변화, 시장 심리, 현재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인플레이션 기대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구 경제가 어떻게 되든 금리가 더 오래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헤쳐 나가려는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문제라고 칼럼은 말했다. 지난 3월 은행 위기가 예고했듯이 통화정책의 가장 효과적인 채널은 결국 무언가를 망가뜨리는 것일 수 있다고 칼럼은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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