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오른 달러-원 음봉…서울환시 네고물량 상수 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를 막아서고 있다.
간밤 역외에서 환율이 올라도 국내 정규장에서 추가 상승 시도가 막히는 패턴이 1,300원대 초반에서 반복되면서 수급상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캔들 차트상 5거래일 중 4일간 음봉을 기록했다.
차트상 음봉은 그날의 시가보다 종가가 낮을 때 형성된다. 반대로 시작할 때 가격보다 끝날 때 가격이 오르면 양봉이다.
음봉이 많아졌다는 건 장중 가격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는 매도자 우위인 시장을 의미한다. 지난주 단 하루 양봉을 기록한 날(5일)도 시가보다 종가가 불과 0.60원 상승한 차이였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차트상 음봉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네고 물량의 유입이 부쩍 늘어난 점을 들었다.
반기 말이 지난 후에 본격적으로 이연된 네고 물량이 1,300원대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외화예금이 감소한 점은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의 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거주자외화예금은 감소 추세에 있다. 작년 말 달러화 예금 잔액은 953억8천만 달러에서 올해 4월 말까지 792억 달러대로 줄었다. 5월엔 해외 자회사 배당금 및 해외직접투자 자금의 일시 예치로 822억 달러대로 증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반기 말에 조용했던 수출업체가 계속 네고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며 "6월 1,267원대까지 빠졌던 환율이 40원 오르면서 기다리던 쪽은 매도 (물량을) 처리하기에 나쁘지 않은 레벨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네고 물량은 환율이 하락할 때 급한 물량을 제외하고 매도를 지연하는 이른바 '래깅' 현상이 뚜렷했다.
작년 달러-원 환율은 연고점 1,444원대까지 치솟은 이후 연말까지 1,200원대로 12% 넘게 급락했다. 당시 거주자외화예금은 사상 최대인 953억 달러대로 쌓였다. 작년과 재작년 말에 800억 달러대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와 비슷하게 2020년과 2017년 하반기에도 환율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때마다 연말 거주자외화예금은 전년 대비 100억 달러와 200억 달러씩 넘게 급증했다.
최근에는 수출업체가 네고 물량 처리에 나설 만한 여건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연준이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멈췄고, 연내 2번의 추가 인상을 시사했지만, 달러 인덱스 등에서 달러 가치 반등은 제한적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신 지표나 FOMC를 앞둔 경계감은 연속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아닌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상실되면서 오는 정도"라며 "역외에 매수가 있어도 네고 물량이 환율이 올라갈 수 있는 요인을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된 네고 물량이 출회하기 시작하면서 무역수지 개선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오랜 무역적자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회복하기까지 이연된 네고 물량이 중간에 빈자리를 메워준다면 1,200원대로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무역수지는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대중수출이나 반도체 업황 회복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경원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수출기업이 쟁여놓은 외화예금 수준을 감안하면 올여름까지 물량은 충분히 소화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 대중수출과 반도체 경기를 보면 무역수지 흑자 개선을 낙관할 수 없다. 이연된 네고 물량만으로 환율이 강하게 내려오게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의 딜러는 "무역수지가 개선되면서 예전과 같이 투기적인 달러화 매수(롱) 포지션으로 쏠림이 이뤄지는 모습은 덜하다"며 "최근 달러-원은 수급장에 가깝다. 위험회피 심리가 소강상태를 보이면 1,300원을 하향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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