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인플레 싸움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울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팬데믹 때 기록한 최고 수준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지금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목표로 하는 2%로 되돌리는 마지막 국면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미국시간) 진단했다.
오는 12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3%가량 올라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근원 물가는 5.3%에서 5%로 떨어져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근원 물가가 앞으로 수개월 사이에 더 하락해 물가지수에 따라 3.5~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제가 계속 호황을 누린다면 이후 물가를 더 낮춰 연준의 2% 목표치로 돌리기는 어려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렇게 되면 연준은 고용시장이 약해질 때까지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근원 물가는 올해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2가지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 주택 임대물가 하락 예상
첫 번째는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한 것이다.
주택은 근원 CPI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에서는 약 20%의 비중을 차지한다. 가구 형성 호황으로 지난 2년 동안 임대료는 급격하게 올랐다. 그러나 이런 붐이 둔화했으며, 신규 아파트 공급은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 물가 지수에서 주택비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얼마를 지불하는지와 주택 소유자가 얼마에 세를 놓는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같은 임대료 집계 방식으로 가장 최신의 임대비용 집계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1년까지 지연된다. 임대료 상승률이 1년 전부터 급격하게 둔화했기 때문에 이제야 인플레이션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CPI 내의 주거비용은 전년대비 8%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아파트먼트 리스트가 집계하는 전국 임대 지표는 지난 6월 전년대비 변화가 없었다. 작년 6월에는 14% 올랐었고, 2021년 6월에는 9% 상승한 바 있다.
컨설팅업체인 언더라잉 인플레이션의 리카도 트레지는 "6개월 전만 해도 주택시장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야 급격하게 둔화할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중고차 가격 둔화
두 번째 낙관론의 배경은 중고차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점이다. 연준은 재화 가격이 높은 서비스 비용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 하락은 중요하다. 팬데믹 이전 재화 인플레이션은 통상 보합세를 보이거나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지난 5월에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재화 가격이 2% 올랐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재화 물가가 왜 더 떨어지지 않았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기간에 급등하고 1년 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중고차 가격이 4월과 5월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신차 생산이 반등하면서 중고차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이전 딜러들은 차고에 85~88일치의 공급분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최저 35일로 떨어졌으며 5월에는 55일로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면서 오는 12월 근원 PCE 물가가 전년대비 3.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5월에는 4.6% 올랐다.
연준은 지난 6월 금리 동결 이후 이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근원 물가가 올여름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맞는다면 오는 9월 두 번째 금리 인상 근거는 약해질 것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UBS는 올해 근원 PCE 물가가 3.3%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1.6%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전제로 이같이 예상하지만, 침체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저널은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는 근원 물가의 둔화세가 일직선으로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년 사이 특이한 물가 상승세가 반전하면서 근원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다른 물가가 올랐다.
◇ 타이트한 고용시장, 임금 상승 압박
트레지는 재화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의 디플레이션 패턴으로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전반적인 물가는 2%였고, 제조업체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인하해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높은 물가 환경에서는 그렇게 극단적일 필요가 없다. 다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동안 그냥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주택 부문은 많은 전문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7%에 근접하면서 역풍이 예상되지만, 시장의 탄력성은 금리 인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충격을 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고용시장 역시 팬데믹 이후에도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 5월 구직자 1명당 채용 건수는 1.6개로 팬데믹 고점인 2건보다는 낮아졌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건보다는 훨씬 높았다. 일자리 수급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4% 올랐고, 지난 3개월 연율로는 4.7% 상승했다.
저널은 경기가 둔화하지 않으면 임금 상승률은 높게 유지돼 재화와 서비스 수요가 더 강해지도록 지지할 수 있고 이는 노동력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만약 소비자들이 고용 안정성을 느낀다면 지출을 예속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물가를 낮추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저널은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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