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환율 전쟁…수출 승자는 누구
올해 원화·위안화·엔화 동반 약세
각국 중앙은행, 향후 스탠스 엇갈릴 듯
부진한 수출에 미칠 영향 경계해야
[https://youtu.be/EA8w-HTsXzM]
[앵커]
장맛비가 한창인 요즘입니다. 그런데 환율 전쟁이라는 비구름도 다가오고 있다고요?
[기자]
수출 경쟁국인 한국과 중국, 일본이 '환율 눈치싸움'을 벌이는 분위기입니다. 환율은 달러화로 거래하는 수출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주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원화 가치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통화 가치도 신경 써야 합니다. 헌데 환율 조건이 유리하지 않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금융정책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업체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의 환율 상황은 어떠한가요?
[기자]
한국에 불리한 판세입니다. 연합인포맥스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43)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올해 들어 12일 오전 7시 30분까지 2.3% 올랐습니다. 환율 상승은 통화 가치 하락을 뜻합니다. 달러-위안 환율은 4.5%, 달러-엔 환율은 6.9% 상승했습니다. 한·중·일 3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로 모두 약세입니다. 다만 원화보다 위안화와 엔화의 가치가 더욱 크게 떨어졌습니다. 수출 시장에서 한국산보다 중국산과 일본산의 가격 매력이 더 커진 겁니다.
[앵커]
미국 달러화보다는 약세인 한·중·일 통화, 그중 원화보다 더 약세인 위안화와 엔화. 어떠한 배경이 작용했죠?
[기자]
첫 번째 현상은 금리차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미국 달러화 강세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달러-원·위안·엔 환율이 상승하는 시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시점과 일치합니다. 미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연방기금금리(FFR)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3국 환율이 오르막을 걷습니다.
한·미, 미·중, 미·일 금리차가 작용한 겁니다. 한국의 경우 한국은행이 먼저 인상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다만,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 역전당했습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겁니다. 사람들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하죠. 돈값을 더 쳐주는 곳으로요. 달러화가 원화 대비로 강해진 배경입니다.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중국의 기준금리로 여겨지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보다도 높아졌고요. 일본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2016년 2월부터 마이너스(-) 0.1%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달러화가 위안화·엔화 대비로도 강해진 배경입니다.
여전히 달러화는 강세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은 현재 5.00~5.25% 수준인 금리 범위를 더 올릴 전망입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일 오전 7시 30분 기준으로 FFR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54%, 두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31%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위안화 엔화의 약세가 원화보다 두드러지고 있는 배경은요?
[기자]
세 나라의 경제 상황이 다르기에 금리정책 방향도 다릅니다. 한국은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반면, 중국은 금리를 내리는 추세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가려 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금리 전망의 경우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75% 인상 여지를 열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둔화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근거를 들면서요. 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화면번호 8888)에 따르면 한국의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달에 4.1%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계 금융기관 크레디트아그리콜(CA)은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근원 CPI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듯하다"며 "이는 한은의 정책 전환을 어렵게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금리를 내릴 수 있는데, 물가상승률이 낮고 경기가 부진합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과 동일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0%였던 겁니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지경이죠. 중국의 CPI 상승률은 올해 3월부터 1%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위드 코로나' 전환 뒤 더디게 회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6월 들어 고정자산투자와 소매판매 성장세가 더욱 더뎌졌을 듯하다"며 "6월 수출입도 위축세를 이어갔을 듯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에 LPR 1년물 금리를 내렸습니다. 10개월 만입니다. 1년물은 중국 은행권이 기업에 대출할 때 반영하는 금리고요. 영국계 바클레이즈는 중국이 내년 초까지 분기마다 중기유동성창구(MLF) 금리를 0.1%포인트씩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MLF는 LPR과 느슨하게 연동하는 금리입니다.
일본은 과거에 초저물가에 맞서 도입했던 초저금리를 이어가려 합니다. 일본은 '잃어버린 30년' 동안 낮은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과 씨름했죠. 하지만 지난 1년여간 물가상승률이 마침내 2%를 웃돌기 시작했습니다. 러·우 전쟁 등이 촉발한 에너지·식량 공급망 교란이 배경입니다. CPI 상승률은 올해 1월에 4%를 웃돌았고, 지난 5월 3% 초반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은행은 꿈쩍 않습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7일 "서둘러 금리를 인상할 환경이 아니다"라며 "금융 완화를 계속해 경제를 뒷받침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한국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물가와 싸우는데, 중국과 일본은 낮은 금리로 경제를 뒷받침하려 하는군요. 금리정책의 차이가 환율, 수출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기자]
예,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우려됩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한·중 수교 30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은 중고위기술산업을 중심으로 심화했습니다. 화학·일반기계·자동차·전기기계 등 중고위기술산업의 수출경합도지수가 0.347(2011년)에서 0.390(2021년 9월)으로 높아진 겁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로 수출을 촉진할 경우 한국 기업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엔화 약세에 힘입은 일본 기업과의 경쟁도 부담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낸 '초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수출경합도는 69.2로 주요국과의 경합도 중 가장 높다"고 설명합니다. 한경연은 달러-엔 환율이 1%포인트 오르면서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0.61%포인트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수출 경쟁력은 환율 이외의 요인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습니다. 환율은 금리 이외의 변수로부터도 영향을 받고요. 오늘은 금리, 환율과 수출을 보면서 경제의 한 단면을 이야기해본 겁니다.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세인 만큼 경계심을 가져야 하니까요. 앞으로 한·중·일의 금리와 환율은 어떻게 움직일지, 또 그 흐름 속에서 우리 수출기업은 어떠한 성적표를 거둘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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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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