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용도에 LG엔솔 성장성까지…20억달러 EB의 이유 있는 흥행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LG화학이 20억 달러(약 2조5천9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을 활용해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겨냥한 모습이다.
이번 조달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역대 최대 규모의 EB였지만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몰리면서 성황리에 발행을 마쳤다. LG화학 크레디트물을 담으면서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 주식 투자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예견된 흥행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화학은 전일 20억 달러 규모의 EB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납입일은 오는 18일이다.
만기는 5년과 7년으로 각각 10억달러 규모다. 금리는 5년과 7년물 각각 1.25%, 1.60% 수준이다.
LG화학은 이번 조달에서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활용했다. 교환 대상을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총 369만4천824주로 설정한 것이다. 투자자는 내달 28일부터 2028년 7월 11일까지 채권을 교환 대상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교환에 나서지 않을 경우 만기까지 이자를 받은 후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교환가는 5년물과 7년물 각각 주당 68만7천500원, 71만5천 원이다. 투자자 모집을 진행한 11일 종가(55만 원) 대비 5년물은 25%, 30%의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다만 일정 기한이 지난 후 LG화학이 EB를 조기상환 할 수 있도록 콜옵션(call option)을 설정했다. 5년물의 경우 3년 14일 이후부터, 7년물은 5년 14일 이후부터다. 30 연속 거래일 중 주가(종가 기준)가 교환가격의 130% 이상인 날이 20거래일 이상 지속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LG화학은 이번 조달로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린 모습이다. 미국 금리 상승 등으로 최근 유사 등급의 기업들이 선순위채 조달 시 5~6%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금융비용을 상당 수준 끌어내린 셈이다.
LG화학의 경우 올 3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 주주라는 점 또한 이번 조달을 뒷받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터라 투자자들이 채권을 모두 LG에너지솔루션 주식으로 교환하더라도 지분율 희석 등의 우려에서 자유롭다. 교환 대상 주식은 LG화학 보유 지분의 1.93% 수준에 불과하다.
LG화학 EB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11일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진행한 투자자 모집에는 150여곳으로부터 10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을 자랑하는 LG화학 신용도에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성장성이 더해지면서 기관들의 사자 행렬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LG화학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3', 'BBB+' 등급을 받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만큼 해당 산업 성장성에 베팅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투자 매력을 더욱 높였다.
지난해 상장 당시 주당 40만원대 수준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지난해 11월 62만9천 원까지 치솟은 후 상승세가 주춤해지기도 했으나 여전히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향후 주가가 25~30% 이상 오르면 투자자들은 주식 교환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섹터가 동시에 접목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또한 투자자를 사로잡았다.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 중인 LG화학과 이차전지 시장을 이끄는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비교적 상이한 두 산업이 결합한 투자처라는 점에서 산업별 업황 변화 등의 불안감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을 활용해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인 모습"이라며 "블록딜의 경우 가격을 할인해야 하지만, EB는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 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phl@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