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뜨는 日-①] 25년 만의 엔화 외평채…한일 채권시장도 훈풍
[※편집자 주 = 냉랭했던 한국과 일본 간 해빙무드가 완연합니다. 한일 수출 관계가 4년 만에 복원된 데 이어 금융시장에서도 연일 훈풍이 들려옵니다. 8년 만의 통화스와프를 시작으로 사무라이본드 외평채 등 금융시장에서도 일본을 바라보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시장 주체들이 바라보는 일본 투자금융 시장을 4꼭지로 점검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대한민국 정부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엔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섰다. 과거 발행한 엔화 외평채가 국내 거주자와 해외 동포 등을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이번 조달은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전한 '사무라이본드'라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 간 금융 협력 등에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엔화의 경우 달러·유로화와 함께 G3 통화로 손꼽히지만 2019년 한일 갈등 이후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공모 사무라이본드가 등장하기 시작한 데 이어 정부의 드라이브로 조달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韓 정부 등판…한일 채권시장도 해빙무드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는 올해 외평채 발행 통화로 달러화와 엔화를 낙점했다.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 스와프 복원 합의에 이어 엔화 외평채 발행 채비에 나서는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일본 투자자를 겨냥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일본 현지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양국 간 민간 경제·금융 협력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제 부총리가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건 지난 2006년 이후 17년 만이다.
정부의 엔화 외평채 발행으로 한동안 힘을 잃었던 사무라이본드 시장에 대한 주목도는 커질 전망이다.
사무라이본드의 경우 국내 은행권과 민간기업 등의 발행이 이어지던 해외 시장 중 하나였으나 2019년 양국 간 무역 갈등 등이 촉발하면서 발행이 급감했다. 2018년 공모 한국물 사무라이본드 발행 규모는 2천420억 엔(약 2조2천161억 원)에 달했으나 이듬해 7월 KT 조달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21년 10월 롯데지주의 사모 사무라이본드로 발행이 재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한국수출입은행 보증)이 공모 사무라이본드를 찍어 물꼬를 틔운 데 이어 신한은행이 동참했다.
올해도 발행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이 또다시 한국수출입은행 보증으로 200억 엔 규모의 공모 조달을 마친 데 이어 지난 14일 한국투자증권이 동일한 금액으로 투자자 모집을 완료했다.
◇시장 활성화 기대감…발행사·투자자 움직임 북돋을까
사무라이본드 조달이 서서히 재개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일본 우량 투자 기관까지 포섭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도 여전하다. 이번 외평채 조달에 대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외평채의 경우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 던지는 상징성이 크다. 일본 금융시장의 경우 보수적인 곳으로 꼽히는 만큼 민간보다는 정부 발행물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한국물에 대한 일본 우량 기관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사무라이본드 조달이 녹록지 않았으나 외평채를 시작으로 점차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이러한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일본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에서 "(엔화 표시 외평채 발행은) 일본 금융기관들에 우량 한국물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한국 기업·금융기관들의 엔화채 발행에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엔화 채권 발행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라이본드의 경우 타 글로벌 채권 시장 대비 낮은 절대금리를 겨냥할 수 있어 이점도 상당하다. 일본의 경우 여전히 마이너스(-0.10%)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우량 기업의 경우 0%대 발행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 신용평가사 JCR로부터 'A-' 등급을 받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주 프라이싱(pricing)에서 1년물 금리로 1.04%를 형성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시장조차 발행물 대부분이 4~5%대 금리를 감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달러화 스와프 시 조달 경쟁력이 악화하는 점은 변수다. 이에 엔화 조달 수요가 있는 발행사를 중심으로 사무라이본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리 조건 등으로 엔화채 발행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기업들은 외평채 발행을 기점으로 좀 더 공격적으로 시장을 살필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일 갈등 이후 한국물 매수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기관이 이번을 기회로 투자 등에 나서면서 이후 사무라이본드 조달도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TV 제공]](https://newsimage.einfomax.co.kr/PCM20230504000016990_P2.jpg)
phl@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