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인플레이션發 부채에 신음…英은 대처까지 소환
올해 세계 부채 이자 약 2조2천억 달러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들이 수십 년 동안 물가에 연동하는 수조 달러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가운데 급격한 물가 상승이 부채 이자를 끌어 올리며 고통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주요 선진국 중 부채 비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영국은 위기의식을 느끼며 과거 인플레이션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마가렛 대처 전 수상의 시절을 돌아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 압력에 맞서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 연동 부채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차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며 "대출 금리는 변동금리인 경우가 많아 정책 금리 변화를 더 빠르게 반영한다"고 전했다.
정부 차입 비용의 지표가 되는 주요국 10년물 고정금리 채권 금리는 팬데믹 이전 1% 미만이었지만 이후 영국은 약 4.3%, 미국은 3.9%까지 상승했다.
피치레이팅스는 올해 각국 정부가 전체 부채 이자로 약 2조2천억 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세계 정부는 3조5천억 달러의 미결제 물가 연계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총차입금의 약 11%에 해당한다.
WSJ은 인플레이션 관련 문제의 전형은 영국이라며 주요 7개국 중 부채 비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링커, 미국에서는 TIPS로 알려진 물가연동국채는 만기 정산과 이자 지급 모두 인플레이션과 함께 움직이는데 영국의 경우 부채의 약 4분의 1이 물가에 연동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물가 척도는 소매물가지수(RPI)와 연관되는데 약 6천억 파운드(약 7천7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채권이 RPI에 연동되고 있다.
RPI는 흔히 사용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왔으며 영국 정부는 "잘못된 종류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RPI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RPI로 측정한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14%를 넘어섰고, 지난 6월에도 11%에 머물렀다. 영국은 부채뿐만 아니라 세금과 연금 및 복지, 철도 요금, 휴대폰 요금 등도 물가지수에 연동된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부채를 줄이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지만, 영국의 이자 비용 상승으로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서면서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로버트 우드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수익률 상승과 굳어진 인플레이션이 영국 정부 부채를 연간 300억 파운드 추가할 것"이라며 "정부는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올리거나 더 많이 빌릴 수 있지만, 부채 비용 증가는 세금 인하와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링커는 2010년대 내내 20%가 넘는 발행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11%로 발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처 수상은 인플레이션을 '모든 것의 파괴자'라고 비판하며 물가 연동 국채를 통해 정부가 부채를 부풀리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방치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도록 했다.
1969년부터 1985년까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의 고문을 지낸 찰스 굿하트는 "대처는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더 강력하게 저항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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