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인플레 불확실성·금융불균형 대응 필요…상당기간 긴축 적절"
  • 일시 : 2023-08-01 16:53:23
  • 한은 "인플레 불확실성·금융불균형 대응 필요…상당기간 긴축 적절"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은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1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7월13일 개최, 통방)에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불균형 대응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번 금리인상기에 금융불균형 정도가 다소 완화되었으나 민간 부문의 레버리지 수준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는 임계치를 여전히 상회하는 데다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금융불균형이 장기간 누증되어 왔으며, 특히 가계부채는 주요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서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은 중장기에 걸쳐 지속해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최근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였으며 은행의 가계대출도 증가로 전환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국내외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규제 완화와 금리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어 온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또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과거보다 좀 더 타이트하게 운영하지 않는다면 가계부채 비율의 디레버리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수요·공급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금융권 가계대출이 과거만큼 빠르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여전히 100%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계속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올해 들어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은 "올해는 물가 상승률이 어느 정도 둔화한 가운데 향후 인플레이션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시장의 기대 변화에 따라 금융 여건이 의도한 것보다 더 완화적일 수도 더 긴축적일 수도 있다는 점이 많은 중앙은행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적된 초과 저축이 경제 상황 및 경제주체의 기대 변화에 따라 물가와 자산시장, 그리고 금융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또 "거시적 측면에서 추측해 보면 초과 저축이 아직 소비로 많이 사용되지 않았으며 예금과 같이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이 큰 폭 늘어난 점으로 볼 때 불확실한 금융·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부채상환 대신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 경기에 대해서는 하반기 반등 견해를 유지했다.

    한은은 "GDP 갭률이나 경기동행지수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부터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다른 기관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다만 최근 중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우리 경기의 개선 속도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라고 평가했다.

    산업별로 경기가 차별화되고 있는 점은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올해 제조업, 특히 IT 부문이 상당히 위축된 상황에서 서비스 부문이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물가 상승률도 둔화하면서 위축됐던 재화 수요가 IT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으로 다수의 예측기관이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향 조정된 성장률에도 근원 물가 수준이 경직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제조업, 특히 IT 부문의 경기 부진이 우리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근원물가는 그동안 누적된 비용상승 압력이 실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라면서도 "6월 중에는 상당폭 둔화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 기대 간 괴리에 대해서는 "과거와 달리 연준이 경기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려운 물가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소위 Fed Put을 기대함에 따라 인식의 괴리가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라며 "다만 최근 들어 시장이 연준의 신호에 조금씩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시장금리 움직임에 비추어 보면 인식의 차이가 미국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 유입을 위해 "외국인의 우리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외국인 투자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제 3자 외환 거래를 허용하는 한편 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의 등록 요건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더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한은은 "미국 주거용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 장기의 고정금리부 대출이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단기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라며 "향후 경기가 둔화할 경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더 악화할 리스크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다수 견해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자체를 독립적인 시스템적 리스크의 하나로 평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첨언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의 GDP 대비 재정 부양 규모가 유럽보다 컸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의 타격이 컸던 유럽에 비해 에너지 순 수출국인 미국은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미국의 중국 익스포져(exposure)가 유럽에 비해 작은 점 등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 부문에서의 건설투자가 큰 폭 증가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리쇼어링과 같은 산업정책도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높은 영국의 물가 상황은 브렉시트의 영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영국이 전 세계적인 공급 차질이라는 공통 요인 이외에도 브렉시트 영향으로 동유럽의 저임금 노동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점이 노동 공급 부족과 물가 상승 압력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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